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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예능 제작 심각한 차질… 방송사들 ‘죽을 맛’

코로나19 여파로 방송에 차질이 생긴 프로그램들. 스태프가 자가격리 돼 잠시 촬영이 중단됐던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왼쪽)와 국내외 여행이 어려워져 휴식기를 가지는 예능 ‘짠내투어’(이상 tvN). tvN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방송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 행사가 줄줄이 취소·연기되고 드라마, 예능 등 핵심 콘텐츠 제작도 차질을 빚고 있다. 그렇다고 방송을 중단할 수는 없어서 방송가 전체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촬영 현장은 다수가 오가고 지방 출장도 잦아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다. 그럼에도 방영시간에 쫓기는 많은 드라마가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 올 상반기 드라마를 준비 중인 한 제작사 관계자는 “일정을 다 바꿨다. 야외 장면들을 미루고 일단 세트 위주로 찍고 있다”며 “촬영장에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수시로 발열 체크를 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본 수정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 명이라도 걸리면 제작사, 방송사, 배우 모두가 엄청난 피해를 보기에 다들 긴장감이 역력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피해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1일 오전에는 배우 김태희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하이바이 마마!’(tvN) 스태프 1명이 자가격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오후 음성 판정이 나오고서야 제작진은 촬영 일정을 재개할 수 있었다. 병원 배경의 한 드라마는 촬영지인 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며 촬영을 일주일 이상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위크를 다녀온 스태프 2명도 최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행사에는 배우 송혜교 한예슬 박민영, 가수 아이유 청하 리사(블랙핑크) 등 스타들과 패션업계 종사자 다수가 방문했다. 아직 스타들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연예계 안팎에서 감염 여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능도 상황은 같다. 야외 버라이어티나 사람을 만나는 얼개의 예능 대부분 녹화를 중단했다. 특히 최근 한국 여행객에 대한 해외 입국 제한조치가 늘어나고 국내 여행도 어려워지면서 여행 예능이 직격타를 맞았다. ‘짠내 투어’(tvN)는 다음 달 16일까지 기존 촬영분을 내보내고 추이를 지켜보며 방송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한끼줍쇼’(JTBC) ‘구해줘! 홈즈’(MBC) 등이 촬영을 중단했고, ‘코미디 빅리그’(tvN) ‘개그콘서트’(KBS2) 등이 관객 없이 녹화를 하고 있다. 시청률 30%(닐슨코리아)를 넘긴 ‘미스터트롯’(TV조선)도 2일 예정된 결승전을 방청객 없이 진행한다.

신규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주요 행사인 제작발표회와 기자간담회 역시 전부 온라인 생중계로 대체되고 있다. 연예인과 제작진, 취재진 등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려 위험한 탓에 ‘울며 겨자 먹기’로 택한 방편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등 3월에 공개되는 콘텐츠 발표회 역시 온라인 플랫폼으로 중계될 전망이다. 한 홍보사 관계자는 “온라인 발표회는 비교적 화제성도 낮고, 기사 노출도 적지만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스타들도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 인기를 끈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은 종영 후 취재진과 만나 방송의 이모저모를 전하곤 한다.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스토브리그’(SBS) ‘사랑의 불시착’(tvN) ‘낭만닥터 김사부2’(SBS)에 출연한 많은 배우가 코로나19로 인터뷰 여부를 고심했다. 고민 끝에 인터뷰를 진행 않기로 결정한 한 배우의 소속사는 “코로나19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인터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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