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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사라진 3월… 야구·축구·농구 기약 없어

한국 4대 프로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가 모두 열리는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리그가 취소되거나 무관중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K리그 2020시즌 개막 잠정 연기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 스포츠가 기약 없는 3월을 시작했다. 원래 3월은 프로축구·야구가 개막하고 프로농구·배구의 우승자가 결정되는 달이다. 하지만 봄맞이와 겨울걷이가 교차하는 시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리그가 취소되거나 무관중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함성이 사라진 초봄의 경기장은 황량하기만하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일을 기해 2019-2020시즌의 잔여 일정을 무기한으로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 선수들이 팀을 떠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전주 KCC 선수단의 숙소로 사용된 호텔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특별 조치가 내려졌다. KBL 관계자는 “이날부터 모든 리그 경기를 중단했다. 10개 구단 단장을 포함한 이사회를 2일 중으로 열어 앞으로의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CC는 지난 29일 전북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부산 KT와 경기(97대 63 승)를 마친 뒤 ‘전주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재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확진자는 KCC 선수단과 같은 호텔을 이용한 투숙객이다. 호텔은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도보 이동 거리로 15분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KCC 선수단과 확진자는 모두 28일 오후에 체크인해 29일 오전에 체크아웃했다. 다만 KCC 선수단은 호텔 11층, 확진자는 3층에 투숙해 사용 공간이 달랐다. 선수단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이날 경기도 용인 훈련장에서 머물며 사실상의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

KCC 관계자는 “다행히 코로나19 의심 증세가 나타난 선수는 없지만 심리적으로 동요돼 있다”며 “선수단과 확진자는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시간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1군 선수단이 용인 훈련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그동안 의자 앞뒤·양옆을 하나씩 떨어져 앉혔던 식사도 지금은 테이블당 1명씩 앉히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BL은 국가대표 소집을 위한 휴식기를 끝내고 리그를 재개한 지난 26일부터 관중을 유치하지 않았다. 이를 결정했던 지난 25일 이사회에서 ‘연맹·구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리그를 최소 2주간 연기한다’고 결의했다. 이사회 전까지 KCC 선수단 안에서 의심 증세나 확진 여부가 보고되지 않으면 리그 재개를 2주보다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KBL 관계자는 “모든 것이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국내 프로스포츠 ‘빅4’ 가운데 운영되는 종목은 여자농구 WKBL리그, 프로배구 V-리그 남녀부뿐이다. 그나마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다. 프로야구의 경우 오는 14일부터 열흘간 펼쳐질 예정이던 시범경기가 취소됐다. 이로 인해 프로야구는 이달 중 정규리그를 편성한 사흘(28·29·31일)만 펼쳐지게 됐다.

프로축구 K리그는 유료 관객만 237만명을 동원한 지난 시즌의 기세를 올해 이어받지 못했다. 개막전은 당초 이날까지 이틀간 펼쳐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4일 긴급 이사회에서 1라운드 6경기를 포함한 리그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다음 경기는 오는 7~8일로 편성돼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개막전처럼 취소될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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