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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품은 아이들 <26>] “강건한 두 다리로 하나님 도구 되게 하소서”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는 도예랑(왼쪽) 예람 형제가 26일 경기도 의정부 자택에서 보행보조기를 붙잡고 걷기 연습을 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치료가 중단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한창 치료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르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져서….”

엄마 김미숙(가명·38세)씨는 네 살배기 쌍둥이 형제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다니던 재활병원이 지난 25일부터 임시 폐쇄됐기 때문이다. 매일 재활병원에서 치료받던 쌍둥이는 오갈 곳이 없어졌다. 갑작스레 임시 치료사가 된 김씨는 병원에서 봤던 동작을 떠올리며 쌍둥이의 몸을 주물렀다. 서늘한 방이었지만, 김씨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도예람·예랑(가명) 형제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세상 빛을 봤다. 임신 8개월 만에 1.6㎏의 미숙아로 태어난 쌍둥이는 엄마 품에 안겨보지도 못한 채 1개월간 인큐베이터 생활을 해야만 했다. 그때만 해도 아이들이 장애인으로 살아갈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인큐베이터 생활을 했던 또래 친구들과 달리 형제는 돌이 지나도록 기는 것조차 힘겨워했다.

어쩔 수 없이 찾아간 병원에선 ‘뇌병변 장애’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내렸다. 김씨는 “진단을 듣는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멍하니 눈물만 흘렸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울고만 있을 순 없었다. 뇌성장에 결정적 시기인 영유아기 때의 집중 치료가 평생을 좌우한다는 주변의 이야기가 김씨를 일으켰다.

앞뒤로 쌍둥이를 업고 안은 채 버스 타고 1년간 통원치료를 다녔다. 지난해엔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4개월간 입원치료를 받았고 최근에는 재활병원에서 물리·언어치료에 집중하고 있었다.

예람이 예랑이는 다리 강직이 심해 꾸준히 보톡스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형 예람이는 고관절탈구 증상이 있어 몇 년 안에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을 안 하면 척추가 S자로 변형될 가능성이 높다. 형이 척추를 붙드는 사이 동생은 사시가 심해지는 걸 막기 위해 6개월마다 병원에 가 치료를 받는다.

쌍둥이를 돌보느라 엄마가 일손을 거들 수 없어 생계는 오롯이 아빠의 몫이다. 매달 들어가는 치료비가 100만원을 훌쩍 넘지만 장애인 등록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부 지원도 못 받고 있다. 갑작스러운 경련으로 응급실이라도 갈 때면 엄마는 병원비 걱정까지 겹쳐 심장이 두 번 덜컥 내려앉는다.

성장할 때마다 교체해 줘야 하는 발 보조기와 유모차형 휠체어, 워커 등 보조기 비용도 걱정이다. 현재 거주 중인 집으로 인한 대출이자도 상환해야 해서 통장은 늘 마이너스다. 열악한 상황이 늘 마음을 짓누르지만 김씨에겐 1년 전 가슴에 품게 된 신앙이 소중한 버팀목이다. 김씨는 “쌍둥이 돌보느라 교회에 자주 가지 못하는데 목사님이 집으로 찾아와 위로해 주시고 성도들도 단톡방에 우리 가족을 위해 기도해 줄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그의 기도제목은 역시 두 아들을 향하고 있었다.

“하나님. 우리 예람이 예랑이 열심히 치료 중이니 걷게 해주셔서 하나님의 자녀로 쓰임받게 해 주세요.”

의정부=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기적을 품은 아이들’ 성금 보내주신 분 (2019년 1월 31일~2020년 2월 26일/단위: 원)

△새로운교회 100만 △박항래 40만 △김병윤(하람산업) 김홍태 노두태 김소자 한인호 20만 △손정완 김전곤 한정은 나한나 임혜정 배기연 최혜원 류은미 심지호 조동환 민계숙 인유자 10만 △이현희 김상희 조현옥 (주)인스월드 우만제 조점순 정인경 김근빈 박종철목사 한승우 연용제 김동수 양태현 이정자 5만 △김덕수 문산교회 정인숙 김득두목사김영순 김덕자 하정숙 이윤미 김정숙 황성열 김화자 3만 △김도연 김순덕 고은숙 김진수 박순종 2만 △황영제 김종수 김애선권사 사랑 김진일 1만 △권종선 정슬아 5000

◇일시후원: KEB하나은행 303-890014-95604(예금주: 밀알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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