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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최고 급한 선교지는 후진국 아닌 ‘가정’

미국 필라델피아 필라안디옥교회에서 지난해 6월 개최된 여름성경학교에서 어린이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12년 다민족 출신 주민들과 신앙의 3대가 함께 드린 추수감사 예배 모습. 도표는 미국 이민신학연구소가 2011년 1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북미주 한인교회 목회자와 평신도 41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다음세대가 고등학교 졸업 후 교회를 떠난다고 답했다.


호성기 목사<세계전문인선교회 국제대표>


‘선교’하면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은 아프리카, 오지, 못 먹고 못사는 나라와 사람들을 연상한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사람들에게 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을 생각한다. 그래서 선교는 ‘문화를 초월하는 소통’(cross cultural communication)이라고 한다. 100여년 전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 서구 기독교 국가들을 중심으로 개신교 선교사들을 후진국에 파송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선교사들이 언어와 문화 차이를 뛰어넘어 한국에 예수를 전함으로 많은 한국인도 예수를 믿게 되었다. 한국교회도 눈부신 부흥과 성장을 통해 많은 선교사를 후진국으로 파송했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대한민국의 교회들은 앞으로도 계속해 선교사를 전 세계로 파송해야 할 것이다.

‘선교의 제4 물결’은 다르다. 아주 먼 후진국의 나라로 선교를 가기 전에 제일 가까운 가정을 우선 보자는 것이다.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는 이미 언어도 문화도 극단적으로 다른 ‘선교지’가 됐다. 자녀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외국어와 같아서 부모 세대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자녀들의 문화는 부모 세대가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선교지’ 문화가 돼버렸다. 선교가 문화를 초월하는 소통이라면 오늘날 가장 급한 선교지는 바로 ‘가정’이다.

특별히 미국에 와서 살아가는 ‘한인 디아스포라’ 가정은 극심한 언어와 문화 충격 속에 점점 서로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다. 전통적인 1세대 이민자 부모 세대는 영어를 못한다. 부모들이 자녀를 교육하고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새벽부터 밤까지 뛰면서 돈은 벌었지만, 자녀와 대화는 끊어진 지 오래다.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같은 한국말이지만 자녀들의 언어를 부모가 이해 못 한다. 부모들의 문화를 자녀들이 이해하지 못한다. 가정이 선교지가 된 것이다.

자연히 한 가족이 함께 다니는 ‘교회’가 같은 이유로 ‘선교지’가 됐다. 미국 한인교회의 상황이 이렇다. 1세는 1세끼리 한국어 예배를 드리고, 2세는 2세끼리 영어 예배를 드린다. 세월이 흐르면서 1세와 2세는 도저히 하나가 될 수 없는 서로가 서로에게 선교지가 돼버렸다. 달라도 너무 ‘다른’ 나라에서 각각 살아간다. 한 지붕 밑에서 다른 나라를 산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이상한 꿈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집과 교회를 떠나 대학에 진학하면서 가정도 교회도 동시에 떠나 버리고 싶어 한다.

미국에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면서 자녀 10명 중 5명 정도가 교회를 떠난다. 대학 재학 중엔 5명 중 4명이 또 교회를 떠난다.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나가 생활하면서는 남았던 1명도 교회를 떠난다. 이것이 지금 미국 한인교회의 실상이다.

한국도 비슷할 것이다. 교회에 젊은이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미국의 주류 교단 교회도 10개 중 8개 교회에 어린이가 없다. 청년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가, 한국에 있는 5만여개의 개신교회들이, 미국의 주류교단 교회들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급속도로 자녀들과 다음세대를 잃어 가고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 26년 전 교회를 개척하며 ‘가정이 선교지요 교회가 선교지’라는 ‘선교의 제4 물결’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26년 전인 1994년 첫 예배를 드릴 때부터 3대가 함께 모여 예배를 드렸다. ‘자녀들은 말하는 대로 자라주지 않고 보는 대로 자란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언어와 문화를 초월해 함께 예배드리고 함께 기도하면서, 함께 운동하고 함께 ‘선교’에 참여하면서 갈라디아서 3장 28절 말씀대로 ‘그리스도 안에 하나 되는 교회’(One in Christ Church, OICC)로 살아왔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마 1:23)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하심으로 언어와 문화를 초월해 소통하셨다. 그 예수님과 함께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예배하고 함께 기도하며 함께 먹고, 함께 살아갈 때 1세와 2세는 예수 안에서 하나가 된다.

자녀들과 다음세대가 가장 시급한 선교지다. 선교의 제4 물결을 타고 함께 살아갈 때 하나가 될 수 있다. 믿음과 신앙의 대물림은 오직 함께 예배하고 함께 찬양하고 함께 기도할 때만 일어난다. 선교의 제4 물결을 타라. 선교는 언어와 문화를 초월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함’으로 하나 되게 하는 하나님의 일하심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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