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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가장 시급한 선교지는 나의 자녀와 다음세대

미국 필라델피아 필라안디옥교회 성도들이 지난해 11월 추수감사예배 후 본당에서 함께했다.


필라안디옥교회가 다민족을 대상으로 전도한 후 개척한 안디옥 올네이션스교회(위 사진)와 안디옥 스패니쉬교회.


호성기 목사 <세계전문인선교회 국제대표>


1982년 미국에 와서 거주한 지 올해로 39년째가 된다. 94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교회를 개척하고 한 교회를 섬긴 지 올해로 26년째다. 돌아보면 모든 게 주님의 은혜였다. 20대의 나는 ‘허물과 죄로 완전히 죽어서’(엡 2:1) 이 세상에서 살아야 할 존재 가치가 전혀 없고 쓸모가 없는 오네시모 같은 ‘쓸데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 같은 죄인의 삶에 ‘신적 개입’을 하신 예수님은 쓸데없던 사람을 쓸데 있는 사람으로, 무익한 자를 ‘유익한 자’(빌 1:21)로, 존재감 있고 쓸모 있는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셨다.

예수님과 인격적이고 개인적인 만남을 통한 거듭남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다. 새로 태어난 변화의 뒤에는 끝까지 나를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시고 기다려주신 부모님, 형제자매와 믿음의 식구들이 있었다.

아버지는 평생 공무원으로 사셨기에 바쁘셨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충남 당진 할아버지 집에서 지냈다. 할아버지는 4살 때부터 나를 새벽기도에 데리고 다니셨다. 하루의 시작은 당진 기시지감리교회에서 새벽기도를 드리는 것으로, 하루의 마감은 집에서 온 가족이 모여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사셨다. 할아버지가 매일 들려주신 성경 이야기와 개인 간증은 지금까지도 ‘영원한 스토리’(everlasting story)가 돼 가슴에 깊이 남았다.

나는 이처럼 할아버지의 생생한 믿음의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다. 할아버지는 항상 “네가 우리 집안 장손이니 주의 종이 돼야 한다”고 하셨다. 나도 모르게 이 말이 가슴 깊이 박혔다.

그러나 16살 때부터 극심한 사춘기의 방황기를 거치며 ‘주의 종이 되는 길’과 ‘세상의 종이 되는 길’ 사이에서 8년간 방황하며 교회를 다니지 않고 내 욕망대로 살았다. 24세 청년이 돼 목적지 잃은 난파선을 탄 것처럼 방황하던 삶 속에 아버지의 눈물 한 방울이 뿌려졌다. 그 눈물이 탕자 같던 나를 예수님께로 인도했다.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아들아, 내 생명과 바꿔도 아깝지 않은 내 아들아. 네가 교회 나가지 않고 방황한 지 여러 해가 됐다. 오늘 우리 교회에서 열리는 부흥회 마지막 밤인데 수석 장로라는 나는 천국 간다고 좋아하며 은혜받고 있는데 너는 아직도 지옥에 살고 있구나. 아버지 소원인데 오늘 저녁에 나와 함께 부흥회에 가자.”

강퍅하게 굳어있던 심령도 태산 같은 아버지의 눈물 앞에서 빗장이 풀렸다. “아버지, 울지마. 내가 갈게.” 평생에 한 번 아버지에게 진심으로 순종했다. 그리고 그날 밤 대전 남부감리교회에서 열린 마지막 집회 때 부흥강사 목사님의 말씀에 깨어졌다. 나는 처음으로 영혼 깊숙한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회개를 하고 예수님을 영접해 나의 주인으로 다시 모셨다. 76년 아버지의 인도로 예수님을 만나 다시 태어난 것이다. 태산같이 컸던 아버지는 나의 8년 방황 세월 동안 어머니 그리고 형제자매들과 함께 변함없는 사랑으로 품어 주셨다.

부친은 해외 선교에 한 번도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나 ‘자식 선교’에는 성공했다. 자식들이 전 세계 곳곳을 다니며 복음을 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영국교회 독일교회 프랑스교회 미국교회 등 소위 기독교 국가의 현주소를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한다. 서구 기독교 국가들과 저들의 교회와 선교사들의 희생과 복음전파로 우리 대한민국도 예수를 듣고 알게 돼 오늘에까지 이르렀다. 서구 기독교 국가들의 희생과 헌신과 섬김이 없었더라면 오늘 우리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저들이 해외 선교에선 엄청난 성공과 승리를 가져온 게 사실이지만, 자식 선교 와 가정 선교에는 처절하리만큼 실패했다. 우리는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 해외선교도 너무 귀중하고 엄중해 끝까지 열심히 감당해야 하지만, 해외선교에 치중하느라 혹시 가정선교, 자식선교, 다음세대 선교에 실패하고 있지는 않은가.

선교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나도 가정도 교회도 국가도 산다. 이 시대에 가장 시급한 선교지는 나의 자녀요 다음세대다. 이것이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약력=대전고, 미국 조지아임마누엘대 졸업, 미국 프린스턴신대원 목회학 및 신학석사, 영국 런던 국제선교연구원 수료. 현 세계전문인선교회(PGM) 국제대표, 한인세계선교동역네트워크(킴넷) 대표회장, 미국 필라델피아 필라안디옥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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