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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이 씨뿌리고 박찬욱이 키우고 봉준호가 꽃피웠다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트로피를 거머쥐면서 한국영화의 해외 영화제 도전 역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영화는 오랫동안 세계 영화시장의 변방이었지만 많은 영화인의 도전으로 현재는 그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한국영화 최초로 외국에서 상을 받은 작품은 1957년 열린 제4회 아시아영화제에서 희극영화상을 수상한 이병일 감독의 ‘시집가는 날’이다. 그러나 한국영화가 세계적 권위의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내기 시작한 건 80년대부터였다. 배우 강수연은 8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은 89년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표범상을 받으며 한국의 영화인들을 들뜨게 만들었다.

한국영화가 세계 3대 국제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칸영화제에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은 2002년부터다. 임권택 감독은 그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2004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2등상 격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2007년에는 배우 전도연이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칸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박찬욱 감독은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지난해엔 ‘기생충’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칸의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이 밖에도 한국영화 가운데 해외 영화제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품은 한두 편이 아니다.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2012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배우 김민희는 2017년 베를린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여자연기자상)을 차지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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