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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건축-증축에 성도들 피로감… 하나둘 떠나가

2016년 11월 완공한 울산 울주군 울산온양순복음교회 전경. 성전건축을 마무리한 뒤 도로가 나고 아파트가 세워졌다.


안호성 목사


열정적 전도로 교회가 부흥했다. 새 예배당을 건축한 지 3년 만인 2013년 교육관을 건축했다. 2015년 7월 본당이 좁아 철거하고 다시 건축에 들어갔다. 사실 2014년 건축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하나님의 명령이 있었다. 하지만 감당하기엔 너무 지치고 힘들었다.

그래서 1년을 불순종하고 버텼다. “하나님,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좀 쉬고 나중에 멋지게 예배당을 짓겠습니다. 지금은 너무 지쳤어요.” 개척 이후 건축과 증축이 4번이나 이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목회와 외부 집회 인도를 병행하다 보니 버거움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선 말씀을 통해 계속 건축을 명령하셨다. 그때 주신 말씀이 ‘업그레이드 유어 라이프(Upgrade your life)’라는 시리즈 설교다. 6개월 동안 진행된 말씀의 결론은 ‘억지로라도 십자가를 지라’는 것이었다.

구레네 사람 시몬은 십자가 지고 가시는 예수님 곁을 지나다가 어찌 보면 재수 없게 선택돼 강제 노역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자녀인 알렉산더와 루포에게 영광과 축복의 삶을 물려줬고 신앙의 명문 가문을 세우는 기초가 된다. 인류를 살리신 예수님의 보혈 피를 그 삶에 묻혔기 때문이다.

‘그래, 시몬도 자원해서 십자가를 진 것이 아니다. 때로는 억지로라도 십자가를 지는 것이 축복이다.’ 그렇게 1년의 불순종 뒤 기존의 본당 건물을 철거하고 건축을 시작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터지고 손실이 발생했다. 다 지어놓은 본당 중층과 4층을 절차상 문제로 뜯어내야 했다.

재정도 추가로 들어가고 공사 기간도 예상보다 길어졌다. 낙심도 컸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교육관에서 숨이 막히게 1~3부 예배를 드린 뒤 식사도 못 하게 되자 성도들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한 것이다. 교회가 개척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애착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데다, 이어지는 건축에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이 떨어져 나간 것이다. 그중에 믿고 사랑했던 가정이 떠났다. 목회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공황장애 증세까지 나타났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기도 때마다 ‘새 부대에 새 포도주를 부어 주시겠다’는 약속으로 위로하시며 건축을 강행케 하셨다. 매일 이어지는 외부 집회와 방송 녹화, 사역에 교회건축까지 더해져 감당할 수 없이 힘들었다. 하루만 버틸 힘을 달라고 기도하며 하루하루를 견뎠다. 나약한 생각이 자리 잡지 않도록 집회도 쉴 틈 없이 늘렸다.

2016년 11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건축이 마무리됐다. 그때 얻은 교훈이 있다.

‘아, 고난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 동굴처럼 캄캄하게 보이지만 아무리 걸어 들어가도 끝이 없고 막혀 있을 것 같지만 결국 고난은 터널이다. 반드시 그 끝이 열려 있다. 마귀에게 속지 말자. 마귀는 우리에게 지금 고난이 끝이 없을 것이라, 아무리 전진하고 나아간들 결국 결말은 동굴처럼 막혀 있을 것이라 우리를 속이고 절망시키려 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버티고 견디라 하신다. 고난은 우리를 삼킬 수 없으며 반드시 끝이 있다.’

터널처럼 그 결말은 열려 있었다. 고난 중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하는 이유를 뼈저리게 느꼈다.

교회가 건축되길 기다렸다는 듯 예배당 앞으로 도로가 뚫렸다. 아파트가 교회 바로 앞에 세워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가 건축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었다. 조금만 늦었더라도 늘어난 차량과 민원으로 교회건축이 몇 배나 힘들었을 것이다. 홍해의 시련처럼 가장 큰 절망인 듯 보이나 실은 그 길이 가장 안전한 길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하나님이 명령하시고 시키실 그때가 가장 좋은 시기임을 배웠다.

그렇게 울산 변두리 온양 지역에 복음이 들어온 지 100여년 만에 가장 크고 아름다운 교회가 세워졌다. 건물만이 아니라 진정한 신앙 공동체로서 가장 아름다운 주님의 성전으로 세워가리라 기도하며 강단을 나무판으로 덮기 전에 한 일이 있다. 강대상 자리에 매직으로 큼지막하게 이런 문구를 썼다. ‘사자처럼 담대하라.’ ‘하나님 주신 말씀을 선포하기를 사람 눈치 보며 조금도 머뭇거리지 말라.’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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