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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으로 들어간 ‘캣츠’… 화려하지만 감동은 ‘글쎄’

뮤지컬 영화 ‘캣츠’의 한 장면. 사전 예매량만 10만장을 넘어섰다.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흥행 뮤지컬 ‘캣츠’가 영화로 재탄생했다. 기대감을 높일 만한 요소가 적지 않았다. 화려한 볼거리와 황홀한 OST, 초호화 캐스팅까지. 한데 스크린 안에 욱여넣은 퍼포먼스는 무대만큼의 감동을 자아내기에 역부족이었다.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원작의 명성에 대해선 길게 언급할 필요가 없겠다. 1981년 초연 이후 전 세계 30여개국, 300여개 도시에서 공연되며 꾸준히 사랑받았다. 국내 뮤지컬 사상 최초로 2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무려 8100만명이 관람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개봉한 영화 ‘캣츠’는 퍼포먼스 위주의 전개를 보여준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젤리클 축제’에서 다양한 고양이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놓는데, 그 가운데 새로운 삶을 살 기회가 주어지는 ‘젤리클 고양이’가 선발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빈약한 서사 위에 펼쳐지는 퍼포먼스의 나열은 따분함만을 안긴다. 빼어난 가창력을 자랑하는 제니퍼 허드슨(그리자벨라 역), 미국 인기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봄발루리나 역), 이전에 노래와 춤을 선보인 적 없는 이드리스 엘바(맥캐버티 역) 등이 꾸미는 무대는 흥미롭지만, 그뿐이다. 각각의 분량도 적은데다 곧바로 장면이 전환돼 그 여운이 오래가지 않는다.

VFX(시각특수효과)와 모션캡처 기술로 구현한 캐릭터는 신선하지만, 사람에게 고양이털만 입힌 듯한 외양이 다소 거부감을 준다. 해외에서는 “기괴하다”는 평까지 나왔다. 톰 후퍼 감독은 23일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시도이다 보니 관객들이 놀랄 수도 있지만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요소로 봐주시라”고 전했다.

전작 ‘레 미제라블’(2012)로 국내 관객 592만명을 동원한 후퍼 감독은 “‘레 미제라블’에 보내주신 뜨거운 사랑에 감사해 한국에 꼭 오고 싶었다. 전 세계 유일한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혁명’이라는 ‘레 미제라블’의 주제가 열정적인 한민족에게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8세 때 원작 뮤지컬을 보고 크게 감명받았다는 그는 “영화라는 마법과 같은 경험을 통해 ‘캣츠’를 다시 한번 소개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캣츠’는 용서와 관용, 친절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말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주제가 아닐까 싶다”고 소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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