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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도, 교회도 외롭지 않게… ‘더불어 프로젝트’로 함께 간다

경산중앙교회 성도들이 지난 9월 전남 여수에서 진행된 더불어 프로젝트에서 바다 바람으로 변색된 외벽을 칠하고 있다. 경산중앙교회 제공


지난 4월 더불어 프로젝트의 첫 사역지인 경북 의성에서 전도 대상자의 밭을 찾아가 마늘종을 뽑는 모습. 경산중앙교회 제공


김종원 목사


많은 사람들이 외롭다고 말한다. 테레사 수녀는 ‘가장 끔찍한 빈곤은 외로움과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가장 끔찍한 빈곤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이 실제든 느낌이든 이 시대 다수의 사람들이 외로움에 시달리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 시편 기자 또한 “내가 밤을 새우니 지붕 위의 외로운 참새 같으니이다”라고 호소했다.(시 102:7) 하나님은 인간을 보배롭고 존귀한 자라고 선언하셨지만 정작 그는 자신을 하찮은 참새에 빗대어 표현했다.

성도도 외롭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모시는 성도는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다가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고 외로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교회는 어떠한가. 교회 역시 싸늘한 세상의 시선을 견뎌야 하기에 외롭다. 대형교회는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고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의 외로움이 있다. 그래서 이 둘이 함께할 수 있다면 외로움의 문제를 넘어 동역의 기쁨을 더불어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그래서 경산중앙교회는 형제 교회와 함께 행복을 지향하기 위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외로운 현대사회 속에서 우리 교회만 사는 게 아니라 지역 교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게 답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더불어 프로젝트, 국내선교, 농어촌교회 여름성경학교 사역을 하고 있다.

더불어 프로젝트는 2019년 경산중앙교회의 60주년 기념 사역으로 시작됐다. 처음에는 일손이 부족한 농어촌으로 들어가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믿지 않는 이웃들의 농사일을 돕고 지쳐 있는 지역교회의 목회자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한 해 동안 추풍령과 경북 영천 청도 성주 의성, 전남 여수에서 512명의 성도들이 이웃과 더불어 섬김의 사역을 감당했다. 보수가 필요한 교회에는 보수 작업을 했고, 마늘종 뽑기, 대추 수확, 사과 따기 등 일손이 필요한 곳엔 노동으로 섬겼다. 이·미용, 마사지, 가가호호 전도를 통해 복음을 전하고 교회로 초청해 함께 예배를 드렸다.

프로젝트에는 원칙이 있다. 도움이 필요한 교회를 돕기도 하지만 봉사의 손길은 철저하게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불신 이웃들을 향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더불어 프로젝트를 통해 317명의 불신 이웃이 교회를 방문하게 됐다.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주변 교회들과 함께 살고자 시작한 이 프로젝트를 통해 경산중앙교회는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 이 사역을 올해 한 해의 사역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대형교회만 살아남는 시대가 아니라 ‘한 영혼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는 교회’라는 목회철학에 맞춰 함께 하나님 나라를 꿈꾸며 나아가는 사역을 감당할 예정이다.

두 번째 사역은 선교다. 교회는 매년 3월 ‘가는 선교사’ ‘보내는 선교사’를 작정한다. 그리스도의 자녀는 선교의 사명 앞에 예외가 없기 때문에 몸이 가든지 물질과 기도가 가든지 결단하고 헌신을 다짐하는 시간이다. 2019년 국내외 선교지로 16개팀 375명이 ‘가는 선교사’로 헌신했고 더 많은 성도들이 ‘보내는 선교사’로 헌신했다.

교회가 진행하는 단기선교는 대부분 1주일 남짓의 헌신을 요구한다. 그러나 성도들의 빡빡한 삶 속에서 1주일 이상을 헌신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2박3일과 같은 짧은 기간 집중된 헌신으로도 참여할 수 있는 선교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결과 한여름 휴가 기간 일부를 반납하고 선교에 헌신하는 성도들이 많이 생겼다.

이런 ‘초단기 선교’는 남해와 제주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2000년 한산도 사역을 시작으로 국내선교가 시작됐다. 2014년 시작된 제주 선교는 올해 10개의 교회를 섬기는데 현재까지 76개팀, 연인원 770명이 헌신했다. 2018년 시작된 남해 선교는 여름에 2개 교회를 중심으로 150명가량 참여했다.

대부분의 선교가 여름에 이뤄지는데 또 하나의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찾아가는 아름다운 동행’이란 이름으로 선교대원들이 여름에 방문한 선교지를 재방문한다.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이웃들을 교회에 정착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여기에 참여하는 성도들은 책임감과 애정이 무척 크다. 고향 집을 찾아가듯 여름에 만났던 교회와 성도들의 안부를 묻고 그동안 쌓았던 기도의 열매를 함께 누린다. 이 또한 더불어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성도들의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의 자발적 헌신으로 시작된 사역이 있다. 바로 농어촌교회 여름성경학교 사역이다. 경산에 삶의 터전을 꾸렸지만 출신 교회의 어려운 사정에 공감해 함께 은혜를 누리고픈 청년의 마음에서 시작된 사역이다. 현재 부산 기장군을 중심으로 여름성경학교가 2박3일 운영된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연계를 시도한다. 장년뿐 아니라 청년들도 더불어 살아가는 법, 은혜를 나누며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함석헌 시인은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에서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라고 묻는다.

성도는 말할 수 있다.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도 우리에게는 주님이 있고 교회 공동체가 있다고. 그래서 경산중앙교회 성도들은 이러한 사역을 통해 ‘저 맘이야’라고 믿음을 품는 사람을 갖게 된다. 그런 사람을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공교회에서 만난다. 그래서 우리는 소망한다. 외로운 사람에게 다가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교회가 되고 싶다. 주변의 형제 교회들과 동역하며 살아가는 그런 교회가 되고 싶다.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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