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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제대로 읽으려면 하나님 관점으로 보라”

조대희 경희대 건축학과 교수가 지난 14일 경기도 용인 경희대 연구실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읽는 성경 통독 방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 8:7~14)는 교회 성도의 사업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경 구절이다. 사업 성공을 기원하며 액자에 담아 선물로 건네는 이 말은 하나님이 욥에게 한 약속의 말씀이 아니다. 욥에게 회개를 촉구한 친구 빌닷의 말이다. 그와 친구들의 말대로 욥은 죄로 고난을 받는 게 아니었고, 하나님은 인과응보라는 인식 틀에 갇힌 심판자도 아니었다. 이들은 결국 하나님의 노기 어린 질책을 받는다.(욥 42:7)

최근 ‘마음관통 성경통독’(규장)을 펴낸 조대희(65) 경희대 건축학과 교수가 꼽은 ‘한국교회 내 대표적으로 오용되는 성경 구절’이다. 이 책에서 조 교수는 “하나님이 옳지 않다고 판정한 말을 벽에 걸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그를 지난 14일 경기도 용인 경희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조 교수는 40대 때부터 틈틈이 정리해 온 성경 요약 노트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장로로 수년간 교회에서 성경 통독을 강의한 경험과 2009년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에서 목회학 석사 과정을 마친 게 큰 도움이 됐다.

이 책의 차별점은 성경 66권을 주제와 장별로 요약한 것이다. 책에는 구약과 신약, 성경 각 권의 개관 및 개요, 개별 장의 요약이 실렸다. 성경에 등장하는 왕조와 가계도, 주요 사건부터 신약시대 세계관 등 성경 배경지식까지 한눈에 들어오도록 표로 정리한 것도 눈에 띈다. 책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21주 만에 성경을 완독할 수 있다.

‘성경을 하나님의 마음이 담긴 책으로 보고 그분의 입장과 마음을 헤아리며 말씀을 읽자’는 제안도 독특하다. 이런 관점에서 읽다 보면 성경의 핵심은 간명하다고 했다. ‘에덴에서 무너진 하나님의 공동체를 다시 일으키는 것’이다. 하나님이 타락으로 멀어진 인간과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눈물로 노력한 내용이 절절히 담긴 내용이 성경이어서다. 그가 “활자를 넘어 행간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까지 읽어야 성경을 제대로 읽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통독을 위한 방법으로는 성경을 유명 대도시의 ‘시티투어 버스’를 타듯 읽어볼 것을 제안했다. 조 교수는 “시티투어 버스를 타면 큰길을 다니며 단시간에 도시의 뼈대를 볼 수 있고 주요 지점에서 내려 관광도 가능하다”며 “성경 읽기도 큰길을 파악하듯 죽 읽어가다가, 창세기 1~3장 같은 중요 대목에선 집중해 살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대학원생 시절 삶의 의미를 고민하다 스스로 성경을 펼쳤고, 말씀에서 그 답을 찾으면서 하나님을 영접했다. 40대 때 자녀 양육의 고충을 겪으며 성경을 관통하는 하나님의 관점을 숙고했다. 인간을 자식 삼은 하나님 마음이 미루어 짐작돼서다. 이때부터 성경을 읽는 관점을 바꿨다고 한다.

조 교수는 “기독교인이 세상을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길 그분께서 얼마나 원하겠느냐. 일신의 편안함만 추구하는 우리 모습을 보며 하나님은 신음하실 것”이라며 “목숨 걸고 성경을 읽어 주님의 마음을 제대로 아는 기독교인이 되자”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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