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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미술 작품’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15개의 점’ 설치 전경.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제공


비 사이로 걸어가도 옷이 젖지 않는 작품 ‘레인룸’으로 인기가 치솟은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랜덤 인터내셔널이 인천 영종도에 상륙했다.

파라다이스시티 내 전시공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이들의 개인전 ‘피지컬 알고리즘’전이 열리고 있다. 레인룸은 없지만 이에 못지않은 기발한 인공지능 미술 작품을 두루 만날 수 있다.

‘청중’이라는 작품은 사람 머리 크기의 거울 64개가 바닥에 놓인 채 관객 동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거나 젖히며 움직인다. 관람객이 없는 상황에서 텅 빈 벽에 불과한 ‘존재와 삭제’는 관람객을 감지하는 순간 그를 초상사진처럼 담아낸다. ‘애스팩트’는 인공지능 캔버스 같은 작품이다. 마치 화가가 대상을 재해석하듯이 관람객의 움직임을 때로는 사실적으로, 때로는 단순화시켜서 표현한다.

이들의 작품 세계는 와, 하는 감탄사를 넘어 성찰적인 자세를 유도한다. ‘15개의 점’이라는 작품이 그런 예다. 14개의 빛점이 바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천천히 인간처럼 걸어오는데, 어떤 감동이 온다. 14개의 점들에 더해 이 점들이 모여 만드는 인간 형상이 마지막 하나의 점을 구성한다는 작품 제목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랜덤 인터내셔널은 독일 출신의 한네스 코흐(44)와 플로리안 오트크라스(44)가 영국 브루넬대학교에서 만나 2005년 결성한 작가 그룹이다. 이들은 인지과학자, 사학자, 공학자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해 인간의 본능, 의식, 지각을 탐구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오트크라스는 최근 방한해 “기술은 예술을 위한 도구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붓으로 그리는 것처럼 새로운 도구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31일까지.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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