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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웃겨 본’ 작가들의 내공, ‘깊은 감동’으로 이어지다





70대 치매 노인의 눈으로 세상을 비춘 ‘눈이 부시게’(JTBC)와 AR(증강현실) 소재를 바탕으로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tvN). 신선함으로 가득했던 두 드라마의 공통점은 뭘까. 소싯적 시청자들을 꽤 웃겨 본 작가들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최근 먹먹한 반전으로 감동 속에 종영한 ‘눈이 부시게’는 이남규 김수진 작가가 썼다. 눈에 띄는 건 이 작가의 색다른 이력이다. 그의 첫 작품은 드라마가 아닌 ‘개그콘서트’(KBS2). 2007년 김대희 신봉선 장동민의 인기 코너 ‘대화가 필요해’로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방송작가상을 받았다. 시트콤 ‘달려라 울엄마’(KBS2) ‘청담동 살아요’(JTBC)도 그가 집필에 참여한 작품이다.

웃겨 본 내공으로 따지자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송재정 작가도 만만찮다. 그는 원래 시트콤 작가로 이름을 날렸었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거침없이 하이킥’ 등이 그의 손길을 거쳤다. 드라마 작가로 길을 틀고 나선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tvN) ‘더블유’(MBC)같이 시공간을 오가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독창성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새로움이 작가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유머러스한 대본을 썼던 작가들은 대중의 정서를 파악하고 이들과 상호작용하는 능력이 남다르다”고 했다. 이어 “캐릭터를 살리고 웃음 포인트를 잡아내는 데 특화돼 있는데, 이런 능력이 시청자들에게 호감과 신선함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응답하라’(tvN) 시리즈의 이우정 작가도 그렇다. 본래 예능 작가로 ‘1박2일’(KBS2) 시즌1을 이끌었던 그는 버라이어티 예능을 보는 듯한 생생한 캐릭터와 코믹함을 서사에 녹여내며 극의 흥행을 견인했다.

시트콤 등이 요구하는 다작(多作)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공 평론가는 “많이 쓸수록 훈련이 되고, 이야기 소스도 쌓이기 마련”이라며 “이 같은 조건들이 드라마와 융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라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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