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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별 드라마 하차가 예의” vs “가족 비위까지 책임은 부당”

물의를 저지른 가족으로 인해 함께 도마에 올랐던 연예인들. 활동 중단 등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면서 연좌제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한별 김나영 마이크로닷 박해미. 뉴시스


‘버닝썬 게이트’로 불거진 배우 박한별에 대한 드라마 하차 요구가 연예계 연좌제 논란에 다시 한번 불씨를 지피고 있다. 연예인 가족의 비위가 있을 때마다 제기되는 다툼이다. 스타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건 부당하다는 견해와 시청자에 대한 예의라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박한별은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MBC)에 출연 중이다. 하차 요구는 남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버닝썬 사건에서 경찰과의 유착 의혹 등을 받으며 거세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박한별은 지난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사과문을 올리며 드라마 촬영을 끝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죽을 만큼 괴롭고 힘들지만 더 열심히 촬영에 임하고 있다. 그것밖에는 감사한 분들에게 보답할 방법이 없다”고 썼다. 23일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3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MBC 관계자에 따르면 드라마는 현재 대본을 끝까지 탈고한 상태로 막바지 촬영 중이다.

이처럼 물의를 빚은 가족을 둔 연예인에게 책임을 묻는 경향은 되풀이됐다. 현대판 연좌제라는 논란도 함께였다. 지난해 11월 남편이 비허가 사설 선물옵션 업체를 차려 약 200억대의 부당이득을 챙겨 구속된 사실이 알려진 방송인 김나영은 출연 중인 방송에서 통으로 편집되는 등의 곤욕을 치렀다. 부모가 수십억원대 돈을 빌려 잠적했다는 의혹을 받은 래퍼 마이크로닷은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지난해 8월 배우 박해미는 남편의 음주운전으로 2명이 숨졌을 때 피해자들에게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반복되는 연좌제 논란에 대중들의 갑론을박과 피로감도 심화하는 모양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좌제가 아니라, 시청자들이 보기 불편하다는 것이다”며 “출연자에 대한 호감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 대중문화 특성상 연예인은 신뢰 유지에 신경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영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유명인은 공인은 아니더라도 일상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보다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연예인 당사자의 비위 인지 여부와 대응도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박한별 소속사는 “남편분의 사생활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이후 박한별이 유착 의혹의 당사자인 윤모 총경과의 골프 회동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 거센 비판을 받게 됐다. 그가 남편의 일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더해진 탓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번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게 과하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감정적 거리를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박한별의 경우 경찰이 남편의 혐의를 수사 중인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논란이 된 가족을 둔 연예인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대중의 판단은 달랐다. 하지만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은 연예인들에게 치명적 상처를 남기는 일종의 마녀사냥이다. 비판적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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