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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도 술술 읽히는… 책으로 만나는 명품 수학 강의



저자인 최영기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를 소개한 내용이 담긴 책날개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빵(0)을 사랑한 수학자.” 많은 숫자 중에서 왜 하필 그가 ‘0’을 사랑하는지는 초반부에 등장하는 글 ‘익숙해진 소중함’을 읽으면 확인할 수 있다.

그 옛날 로마 사람들에게 숫자 ‘11’은 우리가 아는 ‘11’이 아니었다. ‘11’은 작대기 두 개, 즉 ‘2’를 의미했다. 하지만 ‘없다’를 상징하는 ‘0’을 쓰기 시작하면서 십진법의 세계가 펼쳐질 수 있었고 큰 수의 계산이 가능해졌다. 저자는 “0에 대한 생각은 인류 역사상 가장 혁명적이고 창조적인 발상 중 하나”라며 “수학사에서 0의 발견은 그 중요성이 자연에서의 공기와 물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고 썼다.

“물론 0을 쓰기 전에도 양수 1, 2, 3…과 음수 -1, -2, -3…을 사용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 당시 그 누구도 1과 -1 사이에 빈곳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지 못했다. …이 혁명적인 사건인 0의 발견을 우리는 너무도 무감각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에는 이렇듯 곱씹어 보게 만드는 내용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수학이라면 고개부터 젓는 ‘수포자’ 독자여도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수천 년을 버틴 아치형 건축물의 구조가 띠는 나눔과 협력의 가치를 전해준다. 유명한 수학 이론들이 각각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가르쳐준다. 그는 “시를 통해서 감동과 기쁨을 느끼듯이 수학을 통해서도 그 이상의 감동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며 “수학은 인간이 우주에 바치는 가장 아름다운 러브레터”라고 말한다.

출판사 21세기북스가 서울대 유명 강의를 정리해 펴내고 있는, ‘서울대에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의 줄임말인 ‘서가명강’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내 인생의 χ값을 찾아줄 감동의 수학 강의’라는 부제가 붙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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