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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휴일] 전설



내치는 대로 싸워나가면서도

무엇이 자신인지 알지 못한다

잔혹하고 부끄럼 많은 계절

그곳은 지나온 내게는 잘 보인다

청춘은

나를 찾아 떠나는 긴긴 여행길에

신발끈을 조여 매는 어둔 미명의 전율이다

이윽고 마음이 자유로워질 때쯤

몸은 맥이 탁 풀리며 쇠퇴해간다

인생의 저울은 진저리가 나도록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사람들은 잃어버린 것에 민감하기에

자기도 모르게 외치는 것이다

"푸르른 청춘은 아름다웠도다!"라고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집 ‘처음 가는 마을’(봄날의책) 중

1926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시인은 전시 체제의 일본에서 청춘기를 보냈다. ‘살아 있는 한 살아 있는 것들의 편이 되어’를 썼던 그는 대표작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 전쟁을 “멍청한 짓”이라고 표현했다. 전후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2006년 도쿄 자택에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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