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칼럼  >  기타

[기고] 테러단체 위협에 해외여행 특별주의를



올해 들어 해외에서 극단주의 테러단체에 의한 테러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10일 이라크 정부는 모술 탈환을 공식 선언했지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후방 테러와 자생적 테러를 지속하고 있고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 등 유럽에선 차량 등을 이용한 테러가 잇따르고 있으며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에서는 IS 추종 세력과 정부군의 교전으로 최소 500명이 사망했다.

매년 2200만명의 해외여행객, 3만7000명의 해외선교사 그리고 4만5000명에 달하는 단기 선교사 및 성지순례객들의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10년 전인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단기 선교사 23명이 탈레반 무장세력에 피랍돼 2명이 피살된 사건은 아직도 많은 국민들에게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해외 선교사 수로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 다음인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 등 많은 국가에서 선교와 봉사로,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해온 긍정적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해 필리핀에서 우리 선교사가 강도에게 피살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선교사들의 안전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새 정부도 해외 국민 안전을 주요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연간 1만4500건 이상 발생하는 국민들의 해외 사건사고에 더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독일 방문 때 동포간담회를 갖고 언급한 것처럼, 정부는 365일 24시간 가동하는 해외안전지킴센터를 설치하고 재외공관의 영사인력을 늘려 현지에서 국민들이 충분한 영사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필자는 지난 1년 3개월간 이라크 파키스탄 필리핀 터키 등 많은 지역을 다니면서 선교사들과 만나 안전문제를 논의하고 세 차례 선교단체와 간담회도 개최했다. 지난해에는 외교부와 한국세계선교협의회가 ‘해외파송 선교사 안전강화를 위한 업무협력약정’을 체결해 해외 위험 지역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전파하고 안전대책에 대해 협의해 왔다.

선교사들을 포함해 우리 국민들의 해외안전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 외교부가 운영하는 국가별 여행경보 단계를 미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예멘 시리아 등 6개 지역은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돼 있어 여행을 하려면 사전에 외교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올해 초에는 5명의 한국인 선교사들이 시리아 국경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추방됐다.

둘째, 해외여행이나 선교를 하러 가는 국가의 법과 관습을 존중해야 한다. 올해에만 중국에서 32명의 선교사가 추방됐다. 이달 초에는 단기선교 목적으로 레바논을 방문한 우리 국민 5명이 베이루트공항 인근 보안시설 주변에서 사진을 촬영하다 적발돼 구금됐다가 석방됐다. 포교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는 국가에서 합법적 선교비자 없이 선교활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특히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인근 지역에서의 선교활동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셋째, 단기선교 활동 시 사전에 방문하는 국가에 대한 안전정보를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방문 국가에서 어려움을 겪을 경우에는 지체 없이 24시간 6개국어 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사콜센터(02-3210-0404)나 방문국가를 관할하는 우리 공관 비상연락처로 연락하면 영사조력을 받을 수 있다.

독일의 위대한 음악가 바그너는 “여행과 변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생명이 있는 사람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역설적이게도 자신이 살아있다는 증거를 발견하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우리는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예기치 못한 위험에 맞닥뜨리곤 한다. 여행과 변화를 사랑해 멀리 떠나고자 하는 국민들은 이 같은 유의사항들을 염두에 두고 안전한 해외여행을 할 수 있기를 당부한다.

한동만(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