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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속 가능성 경계선 만들고 사람과 자연 잇기



“이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고 또 고기가 심히 많으리니 이 물이 흘러들어가므로 바닷물이 되살아나겠고 이 강이 이르는 각처에 모든 것이 살 것이며”(겔 47:9)

이는 올해 한국교회가 함께 지키는 환경주일의 주제성구입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오는 11일이 환경주일이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한국기독교장로회 등의 교단은 4일을 환경주일로 지켰습니다.

올 환경주일의 주제어는 ‘치유와 회복, 창조세계에 주시는 은총’입니다. 교회들마다 하나님의 성전으로부터 흘러내린 생명의 물을 묵상하며 지구 곳곳에서 생명이 살아나도록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참 좋은’ 세상으로 회복을 위한 다짐의 시간도 갖고 있습니다. 지구라는 ‘하나님의 성소’에 흐르는 물을 통해 탐욕을 씻어내고 수많은 생명 앞에 하나님의 자녀로 당당히 설 것이라 믿습니다.

물론 우리 삶의 지속성을 위한 경계선을 찾는 일이 급선무일 것입니다. 경계선은 ‘우리가 지구에서부터 뽑아 쓸 수 있는 자원의 양의 한계이자 기후변화의 한계점’입니다. 우리는 그 경계 안에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설사 넘을 수 있다고 해도 넘어서는 안 될 한계선입니다. 넘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만이고 오만입니다.

우리는 이미 지구 생태계 용량을 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1980년에 포화됐고 2015년에 1.5배 초과했습니다. 2030년이면 2배에 달할 것입니다. 이제라도 경계선에 대한 신앙적 합의를 만들어 그 안에서만 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강제할 수 없지만 합의를 통해 자발적 실천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피조물을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하나님의 자녀로서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탐욕스럽게 누려온 것은 현재 고통 받고 있는 가난한 자들과 미래세대, 자연에게 진 빚입니다. 그 빚을 탕감 받고 이 땅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때로 우리가 경계선을 넘게 되면 타인을 질타하기보다 나부터 돌아보며 내 안의 수치심을 느껴야 합니다. 우리는 위험이 일상화된 시대에 위험 자체를 느끼지 못하거나 위험을 느끼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며 무감각하게 살고 있습니다.

환경주일에 즈음해 신앙인의 삶을 깊이 성찰하며 지속가능한 삶과 지구를 위한 경계선을 지킬 수 있길 기도합시다. 창조 은총에 감사하며 삶의 경계를 세우는 일을 통해 머지않은 미래에 하나님 보시기에 참 좋은 세상이 되살아나길 희망합니다.

유미호(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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