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칼럼  >  기타

[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먼저 경청하고 화해의 손을 내밀겠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난 6개월 동안 극심한 분열과 갈등을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씻을 수 없는 증오의 상처가 남았습니다. 우리는 하나 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남과 북, 동과 서, 진보와 보수, 여와 야, 촛불과 태극기 등 편 가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가정 이웃 사회가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서로의 의견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갈등과 분쟁으로 이어진다면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저는 감독회장이 될 때까지 하나 됨을 소중히 여기는 목회를 해왔습니다. 화합과 일치에 힘을 썼습니다. 그 열매로 교회 목회를 안정적으로 해왔고 감독회장이 됐으며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가 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한국교회가 하나 되기 위해서는 목회자들에게 세 가지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경청입니다. 교회와 목회자의 일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수많은 의견을 듣는 것입니다. 얼마나 하고 싶은 말들이 많겠습니까. 목회자는 상대방의 말을 막거나 자르지 않아야 합니다. 상대보다 더 많은 말을 하지도 않아야 합니다. 그들의 아픔을 들으며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잘 듣는 것이 하나 되는 교회, 하나 되는 연합기관이 되기 위한 기초라고 봅니다.

둘째는 중도실용주의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신앙은 보수를 지향합니다. 하지만 매사에 중도실용주의 입장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교회와 목회자는 극단을 피하면서 건강한 양쪽의 의견을 진지하게 끝까지 듣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4월 고난주간에 세월호가 인양돼 있는 목포신항에 다녀왔습니다. 세월호 노란리본을 달고 있는 이들과 리본 단 게 보기 싫으니 떼라고 하는 이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수습자 가족의 아픔에 함께하며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함께 울었습니다.

셋째는 ‘나부터’입니다. 목회자들은 따뜻하고 포근한 목회를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상대를 책망하고 야단치기보다 격려하며 용기를 줘야 합니다. 잘잘못을 떠나 언제든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고 상대의 손을 잡아줘야 합니다. 목회자부터 앞장서야 합니다.

제가 속해있는 감리교회는 과거에 갈등이 극심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부흥하는 교회를 이루겠다는 기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철학이 가정과 교회, 감리교단을 관통했다고 봅니다. 하나 된 한국교회가 분열된 이 나라를 치유하고 섬기는 사명을 감당하기를 기도합니다.

전명구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