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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택시가 교회에 멈춘 까닭…“노숙인 보호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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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버 택시 한 대가 미국 캘리포니아 LA카운티 얼바인에 있는 베델한인교회 앞에 멈췄다. 택시 기사 A씨는 크리스천이 아닌 무슬림이었다. 택시에는 20대 중반의 한국인 여성 B씨가 탑승하고 있었다. 기사는 교회로 들어와 이 여성을 도와달라고 했다. 그가 전한 상황은 이랬다. A씨는 전날 노숙 중이던 B씨를 태웠다. B씨는 “노숙인 쉼터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여러 쉼터를 돌았지만 코비드(Covid-19) 상황 때문에 이 여성을 받아주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 이 기사는 B씨를 한 호텔로 데려 갔고 숙박 비용을 대신 지불했다. 그는 다음 날 B씨를 다시 찾아갔다. A씨는 수소문 끝에 베델교회가 B씨를 돌봐줄 거라는 확신을 했고, B씨를 이날 이 교회로 데려왔다고 한다. 베델한인교회는 20여년 동안 지역 노숙인을 위해 사역을 해왔다.
 
베델한인교회 전경


김한요 베델한인교회 담임목사는 최근 주일 설교에서 이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무슬림 기사가 우리 교회에 이 여성을 데려다주면서 그렇게 얘기 했다고 한다. ‘이 교회는 너를 받아주고 도와주고 사랑해줄 것’이라고”했다. 김 목사는 “노숙하던 여성이 우리 교회에 온 얘기를 들어보니 교회가 정말 마지막 소망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교회는 끝까지 사랑하는 사랑의 공동체”라고 설교했다.

베델한인교회는 B씨의 거처를 마련해주고 보호하고 있다. 베델교회 관계자는 9일(현지 시간)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개인적인 부분을 상세히 알려드리기 어렵지만 (우리 교회는) B씨가 한국에 있는 가족과 연락할 수 있도록 도왔고, B씨는 가족의 입국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무슬림 기사가 노숙인을 베델교회에 내려준 이야기는 한인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한 성도는 “무슬림이 그 여성을 쉼터에 데려다주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감동적이고, 그가 데려다준 곳이 교회라는 것이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에 따르면 코로나 2019년 1월 기준 미국 노숙인는 56만7715명이었다. 노숙인이 많은 상위 10개 도시에는 로스엔젤레스를 포함해 6개가 캘리포니아에 있다. 캘리포니아 노숙인 70% 이상은 길거리에서 생활한다. 노숙인은 뉴욕에 가장 많지만 뉴욕 노숙인 96%는 보호시설에서 잠을 잔다. 뉴욕은 노숙인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쉼터 권리’ 법을 제정돼 있기 때문이다.

로스엔젤레스=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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