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불구 교회는 '조용' 병원은 '난리' LA "10분마다 사망" 의료체계 마비

코로나 팬더믹으로 교회는 잠잠했고 병원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성탄절을 맞아 교인이 기도를 드리고 있다. <AP 연합>


 
성탄절을 맞았지만 교회는 고요했고 병원은 난리를 겪었다. 
 
코로나19 팬더믹으로 대부분 교회는 온라인을 통해 성탄절 예배를 드렸다. 일부는 주차장 등 야외에서 성탄절 예배를 드렸지만 바이러스 전염을 우려해 찬송가와 캐롤도 부르지 못했고 관악기 연주도 중단됐다.
 
병원에서는 사망자가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환자 병상은 가득 차면서 환자를 돌보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LA에서는 “10분마다 사망자가 나올 정도”로 의료 시스템이 마비됐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탄절 때 특히 실내에서 노래를 부르지 말라고 권고했다. 비말(침방울)이 많이 튀어서 코로나19 전파를 부추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교회들이 성탄절을 맞아 교인들에게 사실상 노래 금지령을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보도했다.  
 
UMC 감리교회는 예배 참석 인원을 축소하고 녹음된 음악을 틀면서 마스크를 쓰고 입을 닫은 채 멜로디를 흥얼거리라고 당부했다.
 
일부 교회들은 공기 중에 미세 비말이 확산할 것을 우려해 찬양단에서 관악기를 배제하기도 했다.
 
신자들이 노래를 못 부르게 하려고 '기쁘다. 구주 오셨네' 같은 유명 캐럴 대신 일부러 생소한 노래를 선택한 교회들도 있다.
 
성탄절 예배를 온라인을 통해 진행하거나 주차장 등 야외에서 드리는 교회들도 많았다.
 
이 와중에 병원은 코로나19 환자로 넘쳐나면서 ‘크리스마스 악몽'이 현실화했다.
 
CNN방송 등은 25일 코로나 누적 환자가 200만명을 넘긴 캘리포니아 주에선 병원의 환자 수용 능력이 한계치를 넘으며 사망자가 속출했고, 테네시 등 남부 6개 주는 겨울철 대유행의 새 진원지로 떠오르며 환자가 병원으로 밀려들었다고 전했다.
 
특히 LA 카운티는 24일 코로나 사망자가 148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입원 환자는 6,500명을 넘었고 이 중 19.8%가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LA카운티 보건국은 "10분 간격으로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며 "코로나 환자 수는 다음 주 7,500명을 넘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현재 코로나 확산을 막을 방법은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르는 것뿐"이라고 호소했다.
 
남가주 지역의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0%로 떨어졌으며 환자를 제때 치료하지 못하는 의료 붕괴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크리스마스는 결코 '조용한 밤'이 아니다"면서 "남부 캘리포니아에 보건 당국이 경고한 캄캄한 겨울이 왔다"고 보도했다.
 
LA의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병원은 코로나 환자로 넘쳐나면서 로비와 야외 텐트에서 치료가 이뤄졌다.
 
LA지역 다른 병원에선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동안 한쪽에선 심정지 환자가 발생해 의료진이 긴급 출동하는 '코드 블루' 상황이 펼쳐졌고, 임종을 앞둔 환자와 가족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온라인 작별식을 했다고 NYT는 전했다.
 
LA 프로비던스 메리 메디컬센터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리사 톰슨은 "하루하루가 무섭다. 우리는 병원으로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마크 갤리 캘리포니아 주보건복지부 장관은 "병원은 꽉 찼고 중환자실은 적고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고 의료 붕괴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코로나 누적 환자는 1,869만여명이며 사망자는 32만9,000여명이다.
 
유정원 기자 NEWS@KUKMINUSA.COM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