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행료 내면 백신 먼저 접종해 준다" 한인사회에 코로나 사기 경계령

코로나 경제위기와 백신 접종을 빌미로 한인사회에서도 사기가 극성을 떨고 있다. 사진은 LA 한인타운 올림픽 거리의 퇴근길 모습. <연합>


 
 
코로나19 팬더믹 와중에 한인사회 등에서 백신 접종 등을 빌미로 곗돈을 모아 가로채는 사기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18일 소수민족 언론 연합단체인 에스닉미디어서비스(EMS)와 공동으로 주최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한인 사회 등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세이빙 클럽'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밝혔다.
 
FTC는 코로나 백신 접종과 관련해 금품을 뜯어내는 사기 범죄도 등장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FTC는 "미국인에게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있지만, 백신 비용은 선불이라면서 돈을 요구하거나 백신을 좀 더 빨리 맞게 해주겠다면서 급행료 지급을 강요하는 사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백신 접종에 필요하다면서 은행 계좌번호 등 개인 정보를 빼돌려 범죄에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면서 돈과 금융 정보를 요구하는 자동 녹음 전화, 이메일, 문자 메시지에 응답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기 범죄가 벌어지는 '세이빙 클럽'은 아는 사람들끼리 돈을 모아 자금을 불린 뒤 순번대로 돈을 타가는 형태로 운영된다. 한국의 '계'와 작동 방식이 똑같다.
 
하지만 사기꾼 일당은 코로나로 살림이 어려워진 자영업자 등에게 접근해 계를 만든 뒤 먼저 돈을 타내고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FTC는 전했다.
 
세이빙 클럽 사기꾼들은 표적으로 삼은 자영업자의 친척과 친구들을 끌어들이는 일종의 피라미드 사기 수법으로 돈을 최대한 불린 뒤 이를 한꺼번에 가로채는 것으로 알려졌다.
 
EMS는 사기꾼들이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서아프리카와 카리브해 출신 이민자 사회에선 '소소'(sou sous)라는 이름으로, 필리핀 커뮤니티에선 '팔루와간'(paluwagan)이라는 명칭으로 세이빙 클럽을 만들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FTC 소속 케이티 다판 변호사는 "사기범들은 '큰돈을 벌 수 있으니 다른 사람을 데려오라'는 방식으로 꼬드긴다"며 "세이빙 클럽 사기로 큰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FTC는 코로나 사기 유형과 사례, 사기 피해 방지법을 한국어 등 10여개 언어로 번역해 홈페이지에 게재했다며 사기가 의심될 경우 반드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정원 기자 news@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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