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더믹 가운데 맞는 성탄절 힘들어도 사랑 전하는 교회들

서울 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성탄절 트리가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다. <연합>
 


성탄절이 다가왔지만 올해 교회의 모습은 예전과 다르다. 코로나19 팬더믹이 남긴 상흔이 깊고 크다. 성탄절을 맞아 대면예배조차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중대형 교회는 나름 온라인과 현장 모임을 병행하는 자체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성탄절 특별 예배를기획하거나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성도와 이웃을 지원하는 행사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헌금이 크게 줄어든 대부분 소형교회는 안팎으로 어느 해보다 힘겨운 성탄절을 맞이하고 있다. 일부 교회는 야외예배를 가질 예정이지만 이래저래 썰렁한 성탄절 예배는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영업 제한 조치로 인해 비즈니스에 타격을 받은 교인들이 적지 않고, 야외 현장예배에 참석하는 성도 숫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행사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이웃에게 작은 선물을 전달하는 등 성탄절 모습이 크게 바뀌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경우 코로나 속에 맞은 성탄절 선물로 캐럴과 선물 나눔 행사를 준비했다.
 
서울시와 서울시교향악단의 음원 협찬을 받아 준비한 크리스마스 캐럴은 총 20곡. '고요한 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저들밖에 한밤중에' 등 캐럴은 유튜브 한교총 TV를 통해 15일부터 순차적으로 제공된다.
 
대표회장단은 17일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아 감사의 뜻을 담은 롤케이크 500개를 전달한다. 이들은 지난 2일에는 정기총회가 끝난 뒤 이웃과 함께 10㎏짜리 김장김치 920박스를 나눈 바 있다.
 
대표회장 소강석·이철·장종현 목사는 이날 낸 성탄 메시지에서 "2020년 성탄절은 다가가고 싶어도 다가갈 수 없고, 사랑을 전하고 싶어도 전할 수 없는 언택트(Untact) 시대로,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 안에서 영혼과 영혼이 만나는 '영(靈)택트' 성탄절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또 "떠들썩함과 소요를 그치고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를 주신 아기 예수를 만나는 고요하고 거룩한 성탄절 문화를 회복해보자"고 권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주축이 돼 운영하는 국제구호단체 ‘굿피플’은 지난 5일 '2020' 사랑의 희망박스' 행사를 열고 17종의 식료품과 코로나19 방역 필수품인 KF94 마스크를 담은 희망박스 제작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 준비한 희망박스는 2만2,000개로 이중 2,000 개는 케냐, 우간다, 베트남, 필리핀 등 굿피플 해외지부에서 현지 상황에 맞는 물품을 박스에 담아 각 나라 취약계층에 전달한다.
 
경기 안양의 평촌 새중앙교회도 '사랑의 천사박스'라는 이름으로 나눔 행사를 열고 있다. 교회에서 제공하는 박스에 식료품과 방역물품을 넣고서 '천사박스'를 완성해 제출하면 성탄절 전후로 교회가 지역사회에 전달하는 것이다.
 
이 교회는 경기 안양과 의왕, 군포시 취약계층 및 복지기관에 약 3,700개의 천사박스를 전달한다.
 
올해 성탄절 기념 예배는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각 개교회에서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열리게 된다. 교인들은 유튜브 화면을 통해 예배를 드리고, 교회당 현장에는 목사 등 최소 인원만 모이게 된다.
 
크고 작은 교회들은 매년 연말이면 크리스마스트리를 화려하게 장식해왔으나 올해는 분위기가 이전보다 많이 수그러든 모습이다.

매년 12월 초 서울시청 광장에서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 열렸던 성탄 축제도 올해는 현장에서 트리 조명만 켜는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다.
 
교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꺾이지 않고 다시 확산하면서 군부대나 지역 경찰 등 연말 위문품 전달을 위한 발걸음도 부쩍 줄어든 것으로 안다"며 "쓸쓸한 성탄절이 될 거 같다"고 전했다
 
유정원 기자 news@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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