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열린 교단 총회 '흐지부지' 이민 교단 무난 ⵈ 한국선 안건 못 다뤄

서울 도림교회에서 21일 예장 통합 105회 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
 

코로나19가 대유행하고 대면 집회가 금지되면서 미주와 한국의 교단 총회도 온라인으로 열리고 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미주 한인 교단들은 일찌감치 총회 모임을 인터넷을 통해 치루고 있다. 
 
처음으로 진행하는 온라인 총회여서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다. 미 전역에 퍼진 목회자들이 한데 모여 교감을 나누던 과거 총회의 친밀감은 아무래도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다양한 장로교 교단을 비롯해 연합감리교, 남침례교, 성결교 등 대부분 교단들은 온라인 총회를 통해 신임 회장단을 선출하고 주요 이슈들을 큰 무리없이 처리했다.
 
다만 한국 감리교 미주 자치연회는 지난 8월 열린 온라인 총회의 감독 선거를 둘러싸고 총회 행정재판에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한국의 경우 이번 달 들어 ‘총회 시즌’에 돌입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교단들은 온라인으로 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인원이 모여 며칠 씩 진행하던 과거의 총회와 달리 온라인 총회는 몇 시간 안에 끝내야 하고 참석 인원도 사실상 축소돼 진행됐다.

이로 인해 총회에 제기된 안건들 가운데 상당수가 처리되지 못했다. 또 처음으로 총회가 온라인으로 열리면서 진행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은 21일 정기 총회를 전국 30여개 교회로 장소를 분산해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집회 장소인 교회마다 참석자는 50명 이내로 제한됐다.
 
총회 본부 역할을 맡은 서울 도림교회에서도 교직자와 총대(대의원), 취재진을 더해도 100명에 미치지 못한 사람만이 입장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예년 같으면 2000명 가까운 총대, 교직자 등으로 북적거렸지만 썰렁한 분위기까지 연출됐다는 것이다.
 
100년이 넘는 교단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총회가 열린 탓인지 회의 진행은 매끄럽지 못했다. 
 
총회에서는 안건에 따라 투표가 진행되기도 했는데 장소별로 투표를 한 뒤 개표 결과를 취합하다 보니 본부 교회에서 발표가 지연되기도 했다.
 
모임 장소에서 특정 안건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때도 거리감으로 인해 말소리가 작게 들리거나 의사 발언을 하고 싶어도 기회를 잡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총대들 사이에서는 총회 폐막 시간이 다가옴에도 안건 보고조차 마무리되지 않자 총회 시간을 연장해야 한다거나 짧은 총회 시간을 신·구 임원진 교체 등 '의전'에 할애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예장 합동의 정기총회가 열린 경기도 용인의 새에덴교회도 분위기 역시 비슷했다.
 
예장 합동도 이 교회를 거점으로 전국 30여 교회를 화상으로 연결해 온라인 총회를 개최했는데, 유튜브로 생중계된 총회 상황은 도림교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 총회에는 각각 수십여건의 안건(헌의안)이 상정됐으나 총회 시간이 반나절에 불과하다 보니 대부분 안건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두 교단은 총회 산하 부서나 위원회에 미처리 안건을 위임해 논의한 뒤 총회 임원회 결정을 따르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을 모았던 사랑제일교회 전광훈(구속) 목사에 대한 이단 관련 안건도 짧은 시간의 온라인 총회라는 특성 탓에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앞서 예장 합동 총회에는 전 목사가 이단을 옹호하는 인물이라는 내용의 헌의안이, 예장 통합은 향후 1년간 교단 내 전문가들이 전 목사의 이단성에 관해 연구하는 방향의 헌의안이 각각 올라온 바 있다.
 
예장 합동은 전 목사 이단 관련 안건을 향후 임원회에 넘겨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통합의 경우 헌의안대로 교단 내 이단 관련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단 판정 여부 등 연구 결과는 내년 총회 때 보고될 전망이다.
 
명성교회의 김삼환-김하나 부자 목사세습을 사실상 인정한 작년 예장통합 총회의 수습안을 철회해달라는 헌의안도 이날 총회 자리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유정원 기자 news@kukminusa.com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