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4·3 보선 D-3… 관전 포인트 및 막판 변수는

창원성산, 진보진영 수성이냐 한국당 탈환이냐
통영·고성, 한국당 굳히기 vs 민주당 뒤집기
투표율·장관후보자 적격논란·김학의사건 등 막판 변수



4·3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국회의원 보선은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2곳에서만 치러지는 '미니 선거'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PK(부산·경남) 민심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정치적 의미가 붙는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창원성산 보선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후보와 자유한국당 후보의 1대1 구도가, 통영·고성 보선은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 후보의 대결 구도가 각각 그려졌다.
 
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26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후보 단일화로 중대 전환점을 맞았다.  사진은 왼쪽부터 지난 25일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 및 시·도당위원장 연석 선거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강기윤 후보, 같은 날 반송시장에서 단일후보 결정 소감을 밝히는 정의당 여영국 후보.

◇ 창원성산…진보진영 수성? 한국당 탈환?

창원성산은 경남 지역의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린다.

지난 17·18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을 배출했고, 가장 최근인 20대 총선에서는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이룬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승리로 장식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당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번 보선에 출마한 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바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정의당은 창원성산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정의당 여영국 후보를 내세웠다. 진보진영 표 분산을 막아 한국당을 누르고 창원성산을 수성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실제 정의당과 한국당 후보가 팽팽했던 선거 초반과 달리, 후보 단일화 이후 판 자체가 여 후보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MBC경남 의뢰로 지난 26일∼27일 창원성산 거주 유권자 505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여 후보 지지율은 44.8%로, 강 후보(35.7%)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여세를 몰아 승리에 쐐기를 박겠다는 각오다. 양당 지도부가 지난 주말 창원에서 공동유세를 벌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민주당·정의당 후보 단일화의 반작용으로 보수결집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지역 노동자 그룹을 기반으로 한 민중당 손석형 후보의 완주에 따른 진보층 표 분산 가능성도 있다.

당장 한국당은 후보 단일화 효과를 최대한 반감시키기 위해 '2중대 밀어주기', '비겁한 좌파야합' 등 집중 공세를 펴는 동시에 지지층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조직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한국당 지도부가 2곳은 국회의원 선거구 중 창원성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힘 있는 여당', '노회찬 정신'을 전면에 앞세운 민주당·정의당과 '경제 실정', '정권 심판'을 기치로 내건 한국당, 양측의 전면 대결 속에 이곳 유권자들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4·3 보궐선거 선거 운동 첫날인 21일 오전 경남 통영과 고성 일대에서 통영·고성에 출마한 후보들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자유한국당 정점식, 대한애국당 박청정 후보. [박청정 사진은 후보 제공] 

◇ 통영·고성, '보수 아성' 이어가나

통영·고성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한국당 이군현 후보가 무투표 당선된 곳이다. 그만큼 한국당 지지세가 강한 '보수의 아성'이다.

하지만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과 고성군수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며 민심의 변화 조짐을 보였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한국당의 승부가 치열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민주당은 선거 초반 자당 양문석 후보가 한국당 정점식 후보에 큰 격차로 열세를 보였지만 중반 이후 상승세에 올라탔다고 보고, 남은 기간 당력을 총동원해 막판 뒤집기를 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전날 종일 통영·고성에 머물고,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지원 유세에 나섰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24∼25일 통영·고성 거주 유권자 7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7%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양 후보는 31.2%의 지지율로 정 후보(38.2%)를 바짝 추격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에 역전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인다.

리얼미터가 MBC경남 의뢰로 지난 26일∼27일 통영·고성 거주 유권자 511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3%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정 후보(57.2%)가 양 후보(29.7%)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한국당은 민주당의 총력전에 끝까지 방심해선 안 된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1만개 일자리 창출과 고용위기 지역 지정 연장 등을 앞세워 한 표를 호소하고, 한국당은 조선업 침체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을 거론하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30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상남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선 채 대기하고 있다. 

◇ 투표율·김의겸 악재·청문정국 등 막판 변수로

사흘 앞으로 다가온 이번 보선의 막판 최대 변수는 투표율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통상 재보선 투표율은 대선이나 총선, 지방선거 투표율보다 매우 낮다. 그만큼 선거결과에 투표율 변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보수정당에, 높을수록 진보정당에 유리하다는 속설도 있다.

일단 지난 29∼30일 이틀간 진행된 국회의원 보선 2곳의 사전투표 투표율은 14.71%로 집계됐다. 2013년 사전투표 도입 이래 국회의원 선거가 포함된 역대 재보선 중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재보선의 가장 큰 변수는 투표율일 수밖에 없다"며 "투표율이 40% 내외로 높게 나타난다면 아무래도 진보진영 후보들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선거를 코앞에 두고 터진 '고가건물 매입 논란에 따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사퇴'와 장관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사전 인지 여부 논란으로 확산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의혹 등도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