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군' 수송기 첫 평양 착륙… 北도 "놀랍다" 반응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남북 통일농구 남측 대표단이 탄 수송기가 3일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남북 통일농구는 통산 네 번째이자 15년 만이다. [사진공동취재단]

C-130H 수송기 2대, 성남공항→ 서해직항로 70분→평양


'대한민국 공군'이라는 글자와 '태극' 마크가 선명하게 새겨진 공군 C-130H 수송기가 3일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안착했다.

남북 통일농구에 참가하는 우리 선수단과 정부 대표단 등 101명을 태운 C-130H 수송기 2대는 이날 오전 10시 3분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발해 70분간 서해 직항로를 날아 평양에 내렸다.

우리 군 수송기의 북한 지역 방문은 분단 이후 처음이라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5월 23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했던 남측 기자단을 태우고 원산에 착륙했던 정부 수송기(VCN-235)의 방북도 처음이었다. 당시 VCN-235 수송기는 정부가 전반적으로 운용하는 항공기라는 점에서 엄밀히 말해 군 수송기는 아니다.

이 때문에 군 수송기의 최초 북한 방문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양 순안공항에 우리 방북단을 마중 나온 북측 인사들도 "수송기 타고 와서 깜짝 놀랐다", "왜 수송기를 타고 온 겁니까', "수송기는 원래 짐을 싣는 건데…"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군 수송기를 이용한 방북은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빠른 속도로 달라지는 남북관계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정부가 군 수송기를 이용한 것은 유엔의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행을 꺼리는 민간 항공기를 투입하는 데 제약이 있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행사에 민간 항공기 운항을 고려했으나 섭외부터 계약, 국제사회의 제재문제 해결 등 여러 가지 절차가 필요해 촉박한 일정과 여건을 고려할 때 군용기 이용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수송기 2대는 방북단을 평양에 내려준 직후 남으로 돌아왔고, 6일 다시 평양으로 날아가 방북단을 싣고 내려올 예정이다.
 
3일 오전 경기도 성남공항에서 남북 통일농구 대표단의 허재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이 북한 평양으로 향하는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한 C-130H 수송기의 정식 명칭은 C-130 허큘리스(Hercules)이다. 공군은 1988년 1월부터 도입해 현재 16대를 운용 중이다. 이와 별개로 C-130J(슈퍼 허큘리스)도 2014년 4월부터 도입해 4대를 운용하고 있다.

C-13OH는 길이 29.7m, 기폭 40.4m, 기고 11.6m로 20여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10㎞ 상공까지 올라갈 수 있고, 최대 순항속도는 555㎞/h, 항속거리는 4,000㎞에 달한다.

좌·우측 날개에 각각 2개의 프로펠러가 달려 있고, 5명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완전 무장 병력 64명을 태울 수 있다. 최근에는 80명까지 태울 수 있는 동체 연장형 C-130H-30 기종이 개발됐다.

4,508 마력의 T56-A-15 터보프롭 엔진을 장착해 비행속도가 비교적 빠르고 활주로에서 이륙할 때 필요한 거리도 줄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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