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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온라인 약국 필팩 인수… 제약시장 지각변동 예고

월그린·CVS 등 대형 약품회사 주가 급락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미국 50개 주 전체에 의약품 유통 면허를 가진 온라인 약국 필팩(PillPack)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양사가 28일 발표했다.

아마존은 이날 "미리 분류된 처방약을 가정에 배달하고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약국 필팩을 인수하는 협약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필팩은 만성 성인병 환자처럼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해 처방약 가정 배달에 특화한 의약품 유통 업체다. 처방에 따른 정량·정시배달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

아마존 월드와이드 컨슈머의 제프 윌키 CEO는 "필팩의 미래전략팀은 제약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기술의 핵심을 결합할 수 있다. 고객의 생명을 연장하고 시간을 절약하며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의미있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필팩 공동창업자 TJ 파커는 "아마존과 함께 미 전역에서 더 나은 의약 투약의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마존과 필팩의 결합은 규제기관 승인을 받으면 올해 하반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필팩 인수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필팩은 매일 정해진 양의 투약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정확한 양의 약품을 포장해 배송하는 것을 강점으로 한다. 제약 서비스를 감독하는 URAC, VIPPS 등 비영리기구의 인정을 받고 있으며, 미국 내 대다수 약국의 통합 네트워크 PBMS에도 결합돼 있다.

아마존이 필팩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이날 미국 내 대형 의약품 유통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장중에 월그린은 9%, CVS는 8%, 라이트에이드는 11% 각각 하락했다.

CNBC 등 미 경제매체들은 대형 약품 유통회사들이 아마존의 온라인 약품 유통시장 장악으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와함께 대형 병원, 건강관리시스템과 대형 약품 유통회사들이 수십 년간 강한 유착을 통해 형성한 미국 제약시장이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JP모건 등과 함께 헬스케어 회사를 합작 투자로 설립하는 등 의약·보건산업 진출에 강렬한 열망을 내비쳐왔다.

지난해 미 최대 유기농 식품체인 홀푸드를 인수해 식품 유통 사업에 뛰어든 아마존이 그동안 난공불락의 벽으로 여겨온 것이 의약산업이다.

아마존 내부에서는 지난 4월 의료용품 및 의약품 유통사업 진출 계획을 폐기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대형 병원과 건강관리 시스템이 기존의 구매 및 공급 파트너와의 강력한 제휴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외부 기업의 신규 진입이 매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아마존이 고유의 강점을 가진 온라인상에서 약품 유통업체를 인수해 시장에 뛰어드는 '우회로'를 선택함으로써 기존 제약업계의 높은 진입장벽을 피해갈 묘수를 던진 것으로 경제매체들은 풀이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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