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김윤옥, 17대 대선 때 3000만원 명품백 받아… 돈다발 의혹도

MB 대선 캠프, 돈으로 보도 무마… 정두언이 말한 ‘경천동지할 사건’인 듯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한 사업가에게서 3000만원 상당의 명품백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이 사실을 접한 기자가 취재에 나서자 이 전 대통령 캠프는 기자에게 2800만원을 주고 입막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2800만원은 이 전 대통령의 선거 홍보물을 제작하기로 한 인쇄업자에게서 조달하고, 대선 이후 뒤를 봐주겠다는 각서를 써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2007년 8월 이후 서울의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만난 미국 뉴욕의 한 사업가 이모(61·여)씨에게서 고가의 에르메스 가방을 받았다고 19일 서울신문이 보도했다. 당시는 이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을 마친 뒤였다. 이 자리에는 김 여사와 이씨,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이던 김용걸(80) 신부 등이 함께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여사는 두 달 뒤 이씨에게 받은 명품백을 김 신부를 통해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당시 송영길 의원은 김 여사가 1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에르메스 가방(하늘색)을 들고 다니는 것을 문제 삼았는데, 이 가방은 사위에게서 받은 가방이었지만 이씨에게 받은 가방(주황색)이 문제될 것을 우려해 되돌려줬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김 신부에 따르면 당시 뉴욕의 한 교민 방송은 김 여사가 사위에게서 받은 가방이 한국에서 논란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이씨는 자신이 건넨 가방이 문제가 된 줄 알고 해당 방송사에 “내가 줬는데 왜 그러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교민 사회에는 이씨가 김 여사에게 가방을 전달한 사실이 퍼졌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뉴욕의 한 교민신문 기자는 한국으로 와 취재에 나섰다. 그러자 정두언 전 의원 등 이 전 대통령 선거 캠프 관계자들은 2800만원의 돈을 기자에게 주고 무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의원이 앞서 ‘경천동지할 세 가지 사건’ 중 하나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캠프 측은 이 과정에서 뉴욕의 인쇄업자인 강모(62·여)씨에게 기자 입막음용 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이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캠프와 협의 끝에 선거 홍보물을 수주하기로 했는데, 캠프 측은 강씨에게 줄 인쇄비 가운데 2800만원을 기자에게 준 것이다.

하지만 강씨가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항의하자 ‘대선이 끝난 뒤 편의를 봐주겠다’는 각서를 써줬야 했다. 강씨가 서울신문에 공개한 각서에는 ‘(향후 인쇄 및 홍보) 사업 분야에 대한 물량을 우선적으로 배정해 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당시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이던 정 전 의원과 캠프 관계자 송모씨가 연대서명이 담겼다.

한편 김 여사가 받은 명품백에는 3만 달러가 들어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의 2007년 대선 캠프 관계자는 “명품백 안에 3만 달러가 들어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신부는 소위 ‘돈다발’은 없었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