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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의혹’ 안희정, 기자회견 취소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8일 오후 열려던 기자회견을 약 2시간 전에 전격 취소했다. 안 전 지사는 오후 3시 충남도청 로비에서 성폭행 의혹과 관련한 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후 1시쯤 취재진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를 취소한다고 알렸다.

안 전 지사는 메시지에서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 머리 숙여 사죄드리고자 했다”며 “하지만 모든 분들이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하여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국민 앞에 속죄드리는 우선적 의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거듭 사죄드린다.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 달라”고 했다.

안 전 지사가 기자회견을 예고하자 충남도청 앞에선 충남성희롱사건대책위원회 등 사회단체가 오전부터 기자회견을 갖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들은 안 전 지사의 기자회견에 앞서 오후 1시부터 침묵시위를 하기로 했었다. 이날은 제110주년 세계 여성의 날이기도 하다. 경찰도 4개 중대 300여명의 병력을 도청 주변에 배치했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계 근무를 강화한 상태였다. 취재진도 전날 밤부터 도청 주변에서 숙박한 후 이른 아침에 포토라인을 따라 취재 장비를 설치하며준비했다. 도청 측은 기자회견 장소를 1층 로비에 마련하고 일반인 신분인 안 전 지사에게 마이크 외에는 어떤 지원도 안 하기로 결정한 터였다.

이런 상황에서 준비돼온 ‘안희정 사과 회견’은 예정된 시각을 2시간 남기고 돌연 무산됐다. ‘안희정 성폭행’ 사건 수사를 맡은 서울서부지검은 ‘범죄장소’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안 전 지사가 지냈던 공관 및 집무실 압수수색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 기자회견 취소 안내문 전문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 국민 여러분, 충남도민 여러분 앞에서 머리숙여 사죄드리고자 하였습니다. 모든 분들이 신속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하여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국민앞에 속죄드리는 우선적 의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하였습니다. 거듭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주십시오.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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