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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모두 다 제 잘못” 성폭행 사실상 인정… 지사직 전격 사퇴

안희정 충남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한 김지은 정무비서. JTBC 화면 갈무리.
 
안희정 충남지사가 성폭행 의혹을 사실상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며 “모두 다 제 잘못입니다”라고 밝혔다. 정무비서인 김지은씨가 5일(이하 한국시간) JTBC뉴스룸을 통해 성폭행을 폭로한 지 4시간여 만이다.
 
안 지사는 6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저로 인해 고통 받았을 김지은씨에게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씨에게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사죄했다.
 
그러면서 “오늘 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습니다” 라고 밝혔다. 지난 19대 대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안 지사는 차기 대선주자로 가장 먼저 손꼽혀왔다. 6·13 지방선거 충남지사 불출마를 선언하며 잠룡으로 외연 확장을 꾀해왔지만 이번 성폭행 폭로로 정치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안 지사 측은 피해자 김씨가 안 지사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자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강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성폭행 이후 보냈다는 텔레그램 메시지 등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비난여론이 들끓자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다. 모두 다 제 잘못”이라며 시인했다.


 
김씨는 안 지사의 수행비서를 맡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간 네차례 성폭행과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JTBC 인터뷰에서 안 지사가 지난해 7월 러시아 출장과 지난해 9월 스위스 출장 때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같은 정황을 주위에 알렸지만 소용없었다고 했다. 그는 “SOS를 치려고 여러 번 신호를 보냈었고 눈치챈 한 선배가 혹시 그런 일이 있었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얘기를 했었고 그런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저는 지사님이랑 합의를 하는 사이가 아니다. 지사님은 제 상사이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사이다. 저랑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며 “그가 가진 권력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늘 수긍하고 그의 기분을 맞추고 지사님 표정 하나하나, 일그러지는 것까지 다 맞춰야 하는 수행비서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안 지사가 지난달 25일 미투를 언급하며 또다시 성폭행을 하자 폭로를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당시는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는 때 였다. 그는 “‘안 지사한테 벗어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에게 미투를 언급했다는 것은 미투에 대해서 얘기하지 말라는 ‘무언의 지시’로 알아들었다”고 했다. 변호인단을 꾸린 김씨는 안 지사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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