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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된 남북 단일팀 스웨덴에 0:8 예고된 대패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최지연(왼쪽)이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예선전 경기에서 스위스의 사라 벤즈와 퍽을 다투고 있다. 강릉=김지훈 기자

 
여자 아이스하키 코리아팀의 평창 동계올림픽 데뷔전 참패는 예고된 참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격다짐으로 급하게 단일팀을 꾸린 결과라는 것이다. 한국 선수들로만 팀이 구성돼 있던 때보다 오히려 전력이 후퇴해, 올림픽에서 1승이 아니라 1골만 넣어도 성공한 것이라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송동환 아이스하키 해설위원은 11일 국민일보 기자와 통화에서 전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올림픽 첫 경기에 대해 “기본적으로 우리의 전략과 전술, 작전 이런 것들이 통하지 않는 수준이었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끈 단일팀은 강원도 강릉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위스에 0대 8로 대패했다.
올림픽 아이스하키 종목 자동출전권을 받은 개최국이 예선에서 큰 점수 차이로 패한 것은 생소한 장면은 아니다. 게다가 스위스는 세계랭킹 6위에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회득한 여자 아이스하키의 강호다. 한국은 세계랭킹 22위, 북한은 25위다.
하지만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지난해 8월 프랑스 알베르빌에서 가진 친선경기에서만 해도 스위스에 맞서 2대 5로 선방했다. 그때는 한국이 득점도 올렸고 점수 차이는 3점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올림픽 첫 경기에서 스위스와 전력 차이는 더 벌어진 셈이다. 단일팀은 일방적으로 수비를 하다 역습을 몇 차례 시도한 것이 전부다. 남북 선수들간 손발도 제대로 맞지 않았다. 스위스의 유효슈팅은 52개, 단일팀의 유효슈팅은 8개였다.
세라 머리 감독은 단일팀이 급조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거듭 토로했다. 그는 스위스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사실 단일팀이 실제로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준비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너무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단일팀 논의가 처음으로 불거진) 지난해 7월에 단일팀을 했으면 좋았을 뻔했다”며 “그랬다면 더 나은 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결성된 남북 단일팀이 좋은 성적을 올렸기 때문에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한 아쉬움은 더 커진다.
1991년 4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단일팀은 한 달 정도 손발을 맞춘 뒤 최강 중국을 꺾고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같은 해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단일팀도 한 달여 합동 전지훈련을 실시했고, 8강 진출이라는 호성적을 낳았다. 반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남북 첫 합동훈련을 가진 날은 지난달 28일로 올림픽 데뷔전을 불과 13일 앞둔 시점이었다.
유성열 이현우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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