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2018 평창

한국선수 앞을 달리던 캐나다 선수의 반응…“죽는 줄 알았다”

한국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팀
넘어진 뒤 무려 '8초대 랩타임'
올림픽 신기록으로 바꾸는 기적 일궈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질주하고 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초반의 넘어지는 실수에도 기적 같은 역전에 성공, 4분06초387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하며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강릉=윤성호 기자


함께 얼음 위를 달리던 경쟁자가 넘어졌다. 페이스를 유지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 자신을 따라잡기 위해 달려오는 경쟁자의 빠른 속도가 느껴진다. 그 급박함은 어떤 느낌일까?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2위로 골인한 캐나다 선수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경기 초반에 넘어진 한국팀을 한참 앞서 달렸지만 결국 선두를 내주고 2위로 결승에 올랐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스타’는 이날 경기를 뛰었던 캐나다 선수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캐나다의 마지막 주자였던 카산드라 브라데테는 “선두로 달리고 있을 때 우리 뒤는 혼돈 상태였다. 그래서 최대한 빠른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우리 뒤에 한국선수들이 오는 것을 느꼈다”며 “처음에는 그들이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들은 엄청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본 그들은 정말 빨랐다”고 거듭 언급했다.

첫 번째 주자였던 마리아나 젤라이스는 “솔직히 말해 죽는 줄 알았다”며 “(한국 선수들은) 정말 빨랐다”고 놀라움을 표현했다. “2바퀴가 남았을 때 ‘우리는 결승에 간다. 실수하지 말자’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젤라이스는 경기의 목표가 1위가 아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강한 팀은 넘어지면 속도를 올린다”며 “우리 목표는 한국을 잡는 게 아니었고, 빠르게 앞으로 나갈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 이유빈(서현고)이 10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다음 주자인 최민정(성남시청)과 교대하고 있다.
강릉=윤성호 기자


심석희(한국체대), 최민정(성남시청), 김예진(평촌고), 이유빈(서현고)이 한 조로 나선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유빈이 23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넘어져 반 바퀴 이상의 격차가 벌어졌지만, 가장 먼저 결승에 진출했다.

아찔한 상황에서도 스피드를 점점 끌어올린 선수들은 7바퀴가 남았을 때 1위로 올라섰다. 이후 마지막 2바퀴를 달린 심석희가 선두 자리를 지켜내며 골인했다. 기록은 4분06초387.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중국이 세웠던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우기에 충분했다.


문지연 객원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