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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국대’ 임효준, 평창 첫 金 주인공 되다

지난해 21세 나이로 태극마크…생애 첫 올림픽서 신기록으로 우승
 
임효준이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두손을 불끈 쥔 채 포효하고 있다. 강릉=윤성호 기자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임효준(22·한국체대)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중 첫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임효준은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21세의 나이로 늦깎이 국가대표가 된 임효준은 생애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무결점 레이스를 펼치며 당당히 금메달을 따냈다.

임효준은 2분10초485를 기록해 올림픽 종목 신기록까지 세웠다. 한국 남자 선수가 쇼트트랙 금메달을 딴 것은 2010 밴쿠버올림픽 이정수(1500m) 이후 8년 만이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임효준은 두 손을 불끈 쥔 채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임효준은 3번 레인에서, 동료 황대헌이 4번 레인에서 출발했다. 두 선수는 레이스 초반 중위권에 자리 잡았다. 8바퀴를 남기고 황대헌이 선두로 치고 나갔고, 임효준은 꾸준히 자리 싸움을 했다.

기회를 엿보던 임효준은 3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선두로 나섰다. 뒤따르던 황대헌은 넘어졌다. 하지만 임효준은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끝까지 질주해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시상대 최상단에 선 그는 관중석을 향해 검지 손가락을 펼쳐 보이며 밝게 웃었다.

임효준은 부활의 아이콘이다. 중학교 1학년 시절 처음으로 부상을 당한 뒤 7차례의 크고 작은 수술을 받았다. 부상 여파로 다른 선수들보다 태극마크를 늦게 달았다.

그는 부상으로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운동을 포기하겠다는 말을 한 번도 내뱉지 않았다. 임효준의 재활을 도운 배주영 트레이너는 “임효준은 어릴 때부터 성인 선수들보다 승부욕이 강했다. 여러 차례 부상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재활운동 목표를 세우면 무조건 지키는 선수였다”고 전했다.

임효준은 성인이 된 늦은 나이에 국가대표가 됐지만 평창올림픽에서는 가장 먼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쓰러지지 않는 오뚝이 정신이 한 편의 금빛 드라마를 연출했다.

강릉=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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