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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거액 받고 이란 도왔다”

“에르도안, 거액 받고 이란 도왔다” 기사의 사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사진) 터키 대통령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이란 제재법 위반’ 관련 재판에서 자신이 언급되자 발끈했다. 

미 검찰은 지난 9월 이란계 터키 금거래상 레자 자라브와 자페르 차을라얀 전 터키 경제장관, 터키 국영은행 할크방크 임원진 등 9명을 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달 29일 재판에서 자라브가 처음으로 에르도안 이름을 꺼냈다. 수년 전 이란이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피하는 것을 에르도안 당시 총리가 거액을 받고 도와줬다는 진술이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집권 정의개발당 연설에서 “미국의 가상 법정은 터키에 대한 사법권이 없으며, 해당 법정은 형편없는 펫훌라르 테러조직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고 주장했다. 펫훌라르는 에르도안 정권이 지난해 7월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 학자다. 이 반정부 인사가 미국 재판에 영향을 미쳐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는 게 에르도안의 주장이다.

그는 3일에도 “터키는 유엔의 이란 제재를 위반하지 않았고 계약한 나라로부터 천연가스를 샀을 뿐”이라며 “공갈 협박에 무릎 꿇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2012년 이란의 천연가스 판매자금을 터키 국영은행을 통해 세탁하는 데 에르도안이 개입했다는 자라브의 법정 진술을 반박한 것이다.

당시 세탁된 자금을 금거래로 위장해 이란으로 이전시켰던 자라브는 터키 은행의 협조를 얻는 대가로 에르도안 정권에 거액의 뇌물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에르도안 정권은 이번 재판을 ‘터키 죽이기 음모’로 규정하고 있다. 터키 사법 당국은 최근 자라브의 자산을 몰수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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