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취항하는 105개국 180개 항공사의 탑승객 보안검색 강화 조처가 26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공항에 비상이 걸렸다. 국토안보부 산하기관인 연방 교통 안전청(TSA)은 지난 6월 28일 테러 등에 대비한 긴급 보안강화 규정을 발표하면서 26일부터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서는 탑승 전 별도의 인터뷰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여행자의 여행목적, 체류기간, 미국 현지주소 등을 묻는 보안 질문에 답하는 식이다. 또한 주의해야할 승객으로 분류될 경우 추가인터뷰가 진행된다.

이와 함께 강화된 조치들은 항공기 내 위해물품 반입 차단을 위한 조치강화, 요주의 승객(Selectee) 휴대 전자기기 전수검사(ETD), 휴대용 전자기기 검사 후 미국행 승객과 타국가행 승객을 분리해서 탑승시키는 조치 등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보안강화 조치가 예정된대로 시행될 경우 탑승 수속시간이 현재보다  두 시간 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지적했다. 미국 입국을 위해서는 공항에 최소 4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순조로운 탑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현재 대한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 항공 등 각국의 대형 항공사들은 공항 수속 절차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연방항공청으로부터 일정한 유예기간을 받은 상태다. 이 유예기간은 최장 120일까지다. 하지만 한국에서 출발하는 델타항공 등 미국적기와 저비용항공사(LCC) 탑승객은 강화된 보안 절차를 통과해야 미국행 비행기를 탈수 있게 됐다. 이 조치는 미국령인 괌과 사이판을 여행할 때에도 적용된다.

한편 아랍에미리트의 에미레이트항공 등 4개의 대형 항공사들은 혼잡을 피하기 위해 검색대 앞에 인터뷰 장소를 만들어두고 짧은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들 항공사는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과 이집트 항공 등이다. 에미레이트 항공사는 강화된 보안 조치 시행에 따른 혼잡을 피하기 위해 추가 검색과 인터뷰를 현행 게이트 앞에서 기존 검색과 함께 이뤄지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루프트한자 항공사 관계자는 “탑 승객의 전자기기 검색 강화 조처가 이미 시행됐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검색대에서 이뤄지는 짧은 인터뷰가 추가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USA투데이는 105개국 280개 공항이 이번 조치의 적용 대상이 된다면서 매일 2천여 편의 항공기에 탑승하는 32만 5000명의 승객 전원에게 인터뷰 시간이 추가된다면 전 세계 공항에서 대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