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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이 모인 팝페라 합창단 아시나요?”

엘에이체리티합창단은 매주 화요일 오후 LA복음연합감리교회에 모여 연습한다. 대부분이 직장에서 막 퇴근하는 사람들이라 저녁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간식을 먹으면서 시작된다. 단원들이 연습 후 피아노 주위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엘에이체리티합창단은 허연이 단장을 비롯해 임원들의 노력이 밑거름이 되어 있다. 허연이 단장(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과 김용석 부단장, 신영정 음악감독, 장주언 지휘자 등이 합창단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40~50대 중심의 젊은 합창단
단원 대부분이 현직 직장인들
매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연습

대중음악과 고전을 함께 연주
친근하게 다가서는 것이 매력
음악으로 위로 전하는 것 목적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해 오렌지카운티 지역은 물론 LA동부지역까지 한인들이 모여 활동하는 합창단들이 많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화음을 이루고 저마다의 성취감을 만들어가는 모임이다보니 관심이 높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유독 톡톡 튀는 합창단이 있다. 바로 엘에이체리티합창단(LA Charity Choir, 단장 허연이)이다. 엘에이체리티합창단은 성가나 고전 합창곡 위주의 다른 합창단들과 달리 편안한 가요와 흘러간 팝송 등 대중음악을 주로 노래하는 팝스 합창단이다. 팝음악과 오페라의 영역을 넘나들며 사랑을 받는 팝페라 가수와 같은 팝페라 합창단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단원들의 대부분이 기독교인들임에도 종교나 음악장르, 정치성향에 얽매이지 않고 음악으로 봉사하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하다.

엘에이체리티합창단 허연이 단장은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에 열정이 있는 일반 사람들이 모여 스스로 음악의 달란트를 발견하는 곳이다”며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곡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대중음악을 합창으로 편곡한 곡들을 주로 노래한다”고 말했다. 엘에이체리티합창단이 대중음악을 주로 연주하려는 이유는 잘 만들어진 성가곡이나 고전 합창곡은 음악을 전공한 전문 합창단들이나 다른 한인 합창단들이 그 역할을 톡 톡히 하고 있는 상황에 굳이 경쟁자로 뛰어들고 싶지 않아서라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누구나 편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음악을 합창이나 중창으로 표현함으로 또 다른 음악 색깔을 만들어 새로움을 더하자는 취지가 크다. 거기에 편안한 음악을 부르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편안한 음악을 갖고, 위로가 필요한 이웃을 찾아 가겠다는 마음들이 모였다.

장주언 지휘자는 “얼마 전 한국에서 유행했던 ‘봉숙이’라는 곡을 합창곡으로 편곡한 것을 연습했다. 박자나 멜로디가 쉽고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어 사람들이 쉽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곡이었다”며 “합창으로는 낯설지만 쉽게 익숙해 질 수 있는 곡들을 주로 선별해 연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 지휘자는 또 “연습할 때마다 음악을 통해 남들에게 무엇인가 나눠주고자 하는 마음들이 참 많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낀다”며 “합창을 뛰어넘어 보다 의미있는 활동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엘에이체리티합창단은 창립된 후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주말이나 공휴일을 이용해 인근에 있는 양로원 등을 방문해 위로공연을 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주와 카운티 교도소측과 연락해 교도소 방문공연을 추진하고 있다. 엘에이체리티합창단의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다른 한인 동호인 합창단들에 비해 젊다는 점이다. 지난 2016년 6월초에 만들어진 젊은 한인 합창단이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단원들의 중심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모여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신영정 음악감독은 “합창단은 목회자도 있고 골프지도자도 있고 일식집 사장, 트럭운전사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며 “합창단 단원 대부분이 아직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점도 다른 한인 동호인 합창단과 다르다”고 말했다. 현재 엘에이체리티합창단 단원은 전체 20여명으로 소프라노와 엘토, 테너, 베이스 등 혼성합창단으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음식을 모두 만들어 내고 있다.

연습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두 시간여 정도다. 직장에서 퇴근 후 곧바로 오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식사꺼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매월 마지막 주에는 정기적으로 단합대회를 갖고 더 끈끈한 우정의 화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용석 부단장은 “오랫동안 색소폰 연주를 해오다보니 음악활동이라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끼지 않았었다”며 “그런데 여러 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부르는 합창은 혼자 연주하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또 음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의 (213)550-9130 / (213)792-9066.


신정호 기자 jhshin@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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