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덤했던 서해순씨… 손석희 앵커 날선 질문에 “뒷조사했나”




고(故) 김광석씨의 부인 서해순씨가 10년 전 행적을 물은 손석희 앵커에게 “뒷조사를 했느냐”고 반박했다. 25일 밤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에 출연해서다. 서씨는 남편 김씨, 딸 서연씨의 죽음에서 열쇠를 쥔 인물이다. 남편의 타살설이 불거지자 방송 뉴스에 직접 나타나 입장을 밝혔다.

유족, 또는 타살설의 핵심 인물로서 불편한 질문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서씨는 그때마다 침착한 표정으로 답했다. 10년을 훌쩍 남긴 김씨(1996년 사망)와 서연씨(2007년)의 죽음으로부터 담담해진 것처럼 사이사이에 웃음을 짓기도 했다. 다만 손 앵커의 날카로운 질문에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손 앵커는 “확인 결과, 서씨가 서연씨의 사망 한 달 뒤인 2008년 1월부터 5~6년가량 미국 하와이에 거주하며 주류가게를 운영했다. 맞느냐”고 물었다. 서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잘 알고 계신다. 뒷조사를 했는가. (아니면) 개인정보가 나돌아 다니는 것인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손 앵커는 “(불법적으로 수집한) 개인정보가 아닌 하와이 호놀룰루에 장기간 거주한 사람이 알려줬다”고 했다. 서씨는 ‘스피드마트’라고 답해 당시 하와이에서 운영했던 점포의 상호를 밝혔다.

서씨는 손 앵커와 인터뷰에서 “경황이 없었다”는 취지의 말을 반복했다. 2007년 12월 23일 경기도 수원의 한 대학병원에서 숨진 서연씨의 부고를 곧바로 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자다가 갑자기 물을 달라고 하면서 쓰러졌다. 병원에 데려갔다. 사망이라고 했다. 놀라고 황당했다. 아버지가 (그해) 4월에 돌아가시면서 형제들과 사이도 좋지 않았다. 소송도 끝나지 않아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경제적으로 힘들 때였다. 애가 죽은 사실을 알리는 게 겁도 났고, 기회가 되면 알리려 했지만 (자신과 비슷한 상황의) 장애아동 엄마들에게 전화해 어떡하겠는가. 방학 때였다. 곧 크리스마스였다. 조용히 보내는 수준으로 장례식을 치렀다”고 설명했다. 

서연씨의 죽음을 놓고 불거진 여러 의문에서 핵심은 김씨의 저작권에 있다. 서씨는 이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저작권 문제 항소심 진행 중 서연씨가 사망했다”는 손 앵커의 물음에 “항소심이 아닌 고등법원인가 하고 변호사가 얘기했다. 서연이가 미성년자였고 상관이 없다. 내가 피고가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타살설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팬클럽을 만나고 20주기에 참석하고 유통사를 만났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얘기할 것은 없다. 그렇게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망 당시 가수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김씨의 죽음 50분 뒤에서야 알린 이유에 대해서는 “그때 조사서를 봤더니 서연이 아빠(김광석)가 누구를 만나고 와 거실에 맥주를 먹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나는 잤다. 중간에 방에서 나오니 안 보였다. 찾아보니 층계 옥상에 기대 있었다. ‘들어가서 자지 왜 여기서 자’ 하고 물었는데 힘이 없었다. 줄이 내려와 있었다. 응급조치했다. 살아있는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이라면 대응방법을 알았겠지만, 갑자기 난리가 났다. 이리 끌려 다니고 저리 끌려 다녔다”며 김씨의 사망 이후 혼란스러웠던 심경을 강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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