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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완전파괴’ 트럼프 대통령 발언 후폭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기 직전 유엔주재 자성남 북한 대사가 총회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9일 유엔 기조연설 발언
북한의 전체 주민을 위협
외교적으로 불적절한 발언

유엔 총회장 분위기 싸늘
북한대사 연설 직전 퇴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유엔 총회에서 ‘북한 완전파괴’라는 등 초강경 대북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해 CNN방송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UN데뷔전 서 북한에 대한 초강경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외교적으로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유례없는 위협이었다는 논평을 냈다.

한인들은 물론 주류 언론이나 정치권에서는 화염과 분노, 대북핵법 장전, 심판의 날 등에 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무엇일까에 주목했던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유엔이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오는 연설이라는 점에서 수위가 낮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서 조항을 달기는 했어도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발언은 예상외로 강했다는 것이 주류 언론들의 공통된 견해다. 북한을 한 국가가 아닌 정권으로 격하시켜 표현한 것도 주목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유엔의 기조연설 자리라는 점에서 미리 준비됐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사전에 예고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과거의 발언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북한의 핵심 정권의 제거에 대한 위협이었다면 이번 발언은 북한의 전체 주민 들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행위로 보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했다. 그리고 핵무기이든 재래식 무기이든 북한 전체를 쓸어버리겠다는 식의 유례없는 위협을 가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CNN방송은 이와는 달리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관심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부른 것이 처음이라며 공식적인 외교무대에서 이 같은 표현을 한 것은 연설 직전 원고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파괴’ 발언을 할 때 다른 유엔 회의장에서 국제 외교 정책을 논의하던 외교관들이 당황하면서 매우 놀라워했다”고 분위기를 전하고 이 같은 발언은 외교석 상에서도 가 지나친 발언이라고 비평했다.

한 한인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부정한 나라라고 표현하지 않고 부정한 정권이라고 반복해서 표현했다며 이는 북한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또 일부 한인들은 북한의 계속적인 위협에 말이라도 시원하게 했다는 반응을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북문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위험한 발언만을 쏟아냈다고 혹평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김정은을 두고 로켓맨이라고 조롱하는 것은 위험한 발언”이라며 “북한의 지도자가 변덕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민주당 의원들은 △선동적이고 무책임한 협박은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지 못한다. △국제적인 도전에 직면해 국제사회의 개입을 위한 전면적 압박에 나서야 할 때인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 외교를 강조할 기회를 허비해 버렸다는 등으로 평가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19일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초강경 발언들로 채웠다. 그는 “로켓맨(김정은)이 자살임무를 하고 있다. … 계속해서 미국을 위협하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켜 버리겠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작심 비판이 이어지자 총회장의 분위기는 싸늘하게 식었다. 40분 연설 중 다섯 번 박수를 받았다. 북한에 대한 비난 중에는 한 번의 박수만 이어졌다. 유엔주재 자성남 북한 대사는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 제비뽑기로 배정받은 맨 앞줄에서 퇴장했다.


신정호 기자 jhshin@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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