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해변에서 발을 담그고 있던 청소년이 정체불명의 벌레에게 다리를 심하게 뜯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호주뉴스닷컴은 7일(현지시간) 멜버른 교외 브라이튼 지역에 살고 있는 샘 케니제이(16)가 댄디 스트리트 해변에서 작은 해양생물에게 공격당했다고 전했다. 당시 케니제이는 30분 정도 물속에 서 있었는데, 뭍으로 나온 후에야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물에 담그고 있었던 양쪽 다리가 온통 피투성이였기 때문이다.
케니제이의 아버지는 “처음에 아들의 다리에 모래가 묻어 있는 줄 알았다”며 “피를 닦자마자 다시 계속해서 피가 흘렀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병원을 찾았지만 병원 의료진들도 원인을 알지 못했다. 무언가 벌레에게 뜯긴 흔적이 보이긴 했지만 상처 부위가 워낙 넓었고 출혈이 심했다.
결국 케니제이의 아버지는 다음날 직접 조사에 나섰다. 그물을 이용해 아들을 공격했던 해양 생물들을 직접 건져 올린 것이다. 이 생물은 물속에서 무척 빠르게 움직였고, 고기를 던져놓자 그 주위에 모여들었다. 케니제이의 아버지는 직접 촬영한 영상을 호주 통신사 AAP에 제공하며 “이 벌레들은 고기를 무척 좋아한다”고 전했다.
모나시 대학교의 생물과학 전문가 리처드 레이나 교수는 이 벌레가 바다에 사는 ‘이’라고 추정했다. 레이나 교수는 “굉장히 드문 일”이라며 “보통 사람들은 따가운 느낌이 들면 움직이거나 빠져나오는데, 샘은 물이 차가워서 그런 거라고 여겼던 것 같다”고 했다.
호주 매체 디에이지는 이 생물이 ‘바다벼룩’이라고 분석했다. 1~2㎝ 정도 크기의 바다벼룩은 보통 해저에 가라앉은 물고기 사체 등을 뜯어먹는다. 얕은 물은 물론 4500m 깊이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해양과학자인 제니포 워커 스미스 박사는 “독성이 없고, 보통 사람들은 물린 느낌이 들었을 때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그리 위험한 존재를 아니다”라며 “이번 사건은 평범하지 않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