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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국관광 전면금지 사드 보복… “단체·자유여행상품 판매 중단”

중국 정부가 여행사를 통한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전면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확정에 따른 보복 조치다. 중국 정부가 공언해 온 초강수를 실행에 옮김에 따라 한·중 관계가 최악으로 빠져들고 동북아 정세의 긴장도 급격히 높아지게 됐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2일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소집해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한국행 여행상품에 대한 전면적인 판매 중단을 구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행 단체관광은 물론 여행사를 통해 항공티켓을 끊고 한국으로 출국하는 자유여행도 금지되는 것이다. 이미 계약된 상품은 이달 중순까지 모두 소진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관광상품 판매금지 조치는 베이징을 시작으로 중국 전역으로 확대 시행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로 중국인의 한국 관광은 개인이 항공사에서 개별적으로 티켓을 끊어 자유여행하는 방법만이 유일하게 됐다. 중국은 지난해 말 한국행 단체여행 정원을 20%가량 축소했다. 이 역시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이었는데, 사드 배치가 확정되면서 보복 수위를 높인 것이다.
 
특정 국가에 대한 중국의 관광 전면금지 조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은 2011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을 놓고 일본과의 분쟁이 심해졌을 때 일본행 관광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시켰다. 당시 중국 여행사들은 1년 가까이 일본행 관광상품을 취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압박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은 2일 홈페이지를 통해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제품이 중국 통관기준에 미달해 전량 폐기했다고 발표했다. 불합격 판정받은 403개 제품 중 9개 제품(식품 6건, 화장품 3건)이 한국산이었는데 화장품은 모두 아모레퍼시픽 제품이었다.
 
성주 사드 기지에 ‘외과수술식 타격’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환구시보는 2일자에 “롯데 골프장에 배치되는 사드 진지를 군사적 위협이 되는 고위험 지구로 선포하고, 필요하면 외과수술식 타격을 가해 마비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예비역 소장 뤄위안 군사과학원 위원의 기고를 실었다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역의 여행사에 순차적으로 같은 내용의 지침이 하달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여행사와 항공사들이 큰 손실을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1720만명으로 추정됐고, 이 가운데 중국인이 804만명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러시아도 사드 배치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러시아-북한을 한 축으로, 사드 배치에 찬성하는 미국과 한국, 일본을 다른 축으로 하는 극렬한 대립 관계가 동북아에 형성되게 됐다.
 
베이징=맹경환특파원, 천지우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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