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3월 17일] 겸손



찬송 : ‘주 예수 내가 알기 전’ 90장(통 98)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빌립보서 2장 5~8절

말씀 : 고대 그리스·로마 사회는 서양 문명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21세기 현재까지도 철학과 윤리학을 논할 때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고대 그리스·로마 사회에서 겸손은 미덕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에게 겸손은 나약하고 비굴하고 수동적인 사람을 지칭한 표현이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지혜를 모은 ‘델포이 격언’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147개 격언이 있는데 이를 통해서 고대 그리스 사회의 윤리 기준을 알 수 있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정의로 통치하라’ ‘지혜를 추구하라’ 등의 격언이 있습니다. 그런데 격언 중에서 겸손에 관한 것은 단 하나도 없고 ‘겸손’이라는 단어조차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고대 그리스 사회는 명예와 평판을 중요한 가치로 여겼습니다.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은 그에 합당한 명예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대 그리스 자서전을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자화자찬이 넘쳐납니다. 오늘 기준으로 보면 낯 뜨거울 정도로 자기 자신을 높이는 모습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는 겸손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호주 공영방송 ‘ABC’는 2011년 10월 ‘기독교의 겸손은 어떻게 세상을 뒤집어 놓았는가?’라는 제목으로 특집 기사를 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인류 문명에서 겸손을 처음 가르친 분은 예수님이었습니다. 예수님 이전에 겸손을 미덕으로 여겼던 문화와 사상은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겸손이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지 보여주신 것입니다.

빌립보서 2장은 예수님의 겸손을 아름답게 증거합니다. 예수님의 겸손은 그분이 마땅히 받으셔야 하는 영광을 내려놓는 것이었고 종의 형체를 취하여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이었습니다(빌 2:6~7). 예수님은 이 땅에 오실 때 왕이나 귀족으로 오시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에게 높임을 받고 섬김을 받기 위해 오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장 낮은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오셨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8)

예수님의 겸손은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었습니다(빌 2:8). 당시 십자가는 유대인에게 거리끼는 것이었고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어리석고 비천한 것이 십자가였는데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하나님께 순종하셨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왕이신 예수님은 겸손한 왕이 되셔서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는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친히 보여주셨습니다.

기도 : 겸손한 자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로 이 땅에 오셔서 죽기까지 순종하신 예수님의 길을 걸어가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문대원 목사(대구동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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