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 꽉 메운 학생들 죄 고백하며 이웃 위해 기도

미국 켄터키주 애즈버리대 학생들이 1970년 2월 학내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 이 기도회의 영향으로 전도팀 2000여개가 조직돼 130여곳의 대학 캠퍼스에 파송됐다(위). 애즈버리대 학생들이 지난 9일(현지시간) 대학 예배당에 모여 엎드린 채 기도하고 있다(아래). 애즈버리대, 더 애즈버리 칼리지안 홈페이지




“부흥은 진짜입니다. 주님은 존귀하십니다!”

미국 켄터키주 윌모어의 애즈버리대 예배당에서 학생들의 자발적인 기도와 찬양이 24시간 이어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대학 정기 수요예배로 시작된 기도회는 애즈버리대를 넘어 미 전역 그리스도인이 참여하는 자리로 확대됐다.

연속 기도는 수요예배 당시 자크 미어크리브스 목사가 ‘행동하는 사랑’이란 주제로 로마서 12장 말씀을 전하면서 촉발됐다. 그는 “하나님의 선함과 사랑으로 부흥을 위해 기도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은 주님의 사랑을 필요로 한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우리의 부모님에게도 이런 사랑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와 이 나라에도 그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학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예배당에 남아 기도를 이어갔다.

참여 학생들은 “시간 가는 줄 전혀 몰랐다. 우리는 그저 하나님을 찬양했고 사람은 점점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수업을 듣기 위해 나가려 했으나 머물라는 음성을 들었다. 20분 정도 지난 줄 알았는데 3시간이 흘렀다”고 말했다.

19일 토머스 매콜 애즈버리신학교 교수는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에 “(이 기도회로)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매콜 교수는 “애즈버리대에서 수요예배가 끝났음에도 학생들이 계속 예배당에서 기도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현장에 왔다”며 “수백 명의 학생이 조용히 찬송하며 자기 죄를 회개하고 이웃과 세상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대학 채플 예배가 미 전역에 확산

기도회는 재학생의 입소문을 타고 곧 인근 대학과 지역사회로 번졌다. 켄터키대 퍼듀대 조지타운대 등 학생들이 부흥의 현장을 찾아 애즈버리대 강당으로 모여들었다. 기도회 4일째인 지난 11일엔 인근 주민과 타 지역주민, 여행객 등도 합세하면서 예배당에 몰렸다.

애즈버리대처럼 24시간 철야기도회를 여는 대학도 늘고 있다. 미국 NBC는 지난 16일 이 기도회로 각지의 대학에 기도모임이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NBC는 “애즈버리대 기도회에 참여한 일부 학생 주도로 테네시주 리대학교는 13일 철야기도회를 시작했다”며 “인디애나주 앤더슨대, 오하이오기독대 등도 기도회를 시작했다는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SNS에서도 현장 분위기를 담은 영상과 사진이 확산되고 있다. ‘애즈버리 리바이벌(Asbury Revival)’ 해시태그(#)가 붙은 영상은 24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유튜브에선 ‘애즈버리 부흥 2023(Asbury Revival 2023)’이란 이름으로 실시간 현장을 전하는 채널도 등장했다.

애즈버리 부흥 역사가 이어지다

작은 기독대학 채플 예배가 ‘부흥’으로 불릴 정도로 미 전역에 확산된 비결은 무엇일까. 케빈 브라운 애즈버리대 학장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기도회가 시작된 날 우리는 여느 때처럼 일상적 예배를 드렸다”며 “오전 채플 이후엔 일부 학생만 있었는데 저녁이 되자 더 많은 학생이 모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재학생과 졸업생, 교수 등이 꼽은 이번 부흥의 원인은 학교 전통으로 면면히 흘러온 ‘부흥 역사’다. 애즈버리대는 1905년과 1908년, 1921년과 1950년, 1970년과 2006년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기도회가 열렸다. 모두 학생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시작해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상락 명지대 기독교교양 교수(교목)는 “이번 부흥은 애즈버리대 학생들의 순수한 영적 갈망과 부흥에 대한 열망에서 시작한 것 같다”며 “1970년엔 부흥을 경험한 학생들이 2명씩 짝지어 미국 전역으로 간증을 다녔다고 들었다. 한국에도 부흥이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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