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 한국교회 신뢰도를 높이려면



한국교회 신뢰도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신뢰도, 호감도가 낮아서 걱정이라는 거다.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져서 더 걱정이라며 다른 종교와 비교해도 낮은데 그래서 자성해야 한다거나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성직자 호감도도 마찬가지라며 여러 원인과 대책을 논한다. 실제 가장 최근인 지난해 4월 일반인 1000명 대상의 지앤컴리서치 설문에서 한국교회 신뢰도는 18.1%였다. 2년여 전보다 13.7% 포인트 떨어졌다. 호감도 순은 불교(66.3%) 천주교(65.4%) 기독교(25.3%)였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혹자들은 교회가 세상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으니 이웃을 섬기고 사랑을 실천해야 한단다. 한국교회는 좋은 일을 이미 많이 하고 있다.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교회에 대한 세상의 평가가 박하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다른 종교에 비해 좋은 일은 많이 하는데 세상 사람들이 인정을 안 하고, 보는 잣대가 다르다고 투덜댄다.

그러면서 홍보를 대책으로 제시한다. 한국교회가 선한 일 하는 것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한다. 교회가 하는 일을 세상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다며 이를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적극 알려야 한다고 한다. 홍보 컨트롤타워도 만들고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말도 한다. 좋은 일을 할 때 순수하게 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데, 교회에서 좋은 일 할 때는 교회에 나오라는 ‘속내’가 숨겨 있어서 세상 사람들이 교회의 진정성을 의심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좋은 일 할 때는 교회 이름을 내걸지 말자, 또는 교회에서 하는 일인 줄 모르게 해 달라고 한다.

그런데 말이다. 이런 대책이 효과가 있을까. 세상이 좋아할 만한 이런저런 일을 더 하고 잘 알리면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뀔까. 아닐 것 같다. 세상과 교회는 본래 대척점에 있다. 세상은 사탄의 권세 아래에 있기 때문에 교회를 좋아할 수가 없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 한들 세상은 교회에 호의적이지 않다.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야 복음을 전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하지만 이는 막연한 기대다. 복음을 전하기 쉬울지는 모르나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데는 효과가 없다. 왜냐하면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 예수를 믿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도는 하나님이 하시는 거다. 교회의 이미지로 하는 게 아니다. 아무리 좋은 선물을 안기고 배려하고 설득하고, 협박까지 한다 한들 하나님이 개입하지 않으면 예수를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세상을 무시하고 우리식대로 살자는 건 아니다. 다만 세상이 우리를 미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호감도니 신뢰도니 이런 단어에 휘둘리지 말자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하자고 강조하고 싶다. 생명이신 예수를 전하는 거다.

어떤 사람이 바다에 빠져 표류 중이라고 하자. 그 사람은 갈증도 나고 배도 고프고 엄청 추울 것이다. 지금 그에게 가장 좋은 일은 무엇인가. 물이나 먹을 것, 담요를 주는 게 아니라 물속에서 건져내는 것, 살려주는 것이다. 좋은 일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것은 다른 종교, 사회단체도 할 수 있다. 우리만 할 수 있는 것, 가장 가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세상이 우리를 좋게 봐주면 얼마나 좋겠나. 다시 말하지만 그건 틀렸다. 안되는 것 갖고 마음 졸이지 말고 하나님께 잘 보이려 하자. 하나님이 좋게 봐주시면 된다. 그래도 세상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분들을 위해 확실한 대책을 하나 제안한다. 2021년 한국갤럽이 조사한 한국인의 종교 현황에 따르면 개신교 분포가 17%다. 한국교회 신뢰도 18%와 비슷한 수치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대부분 개신교인이 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신뢰도를 높이고 싶다면 전도하자. 복음화율이 올라가면 신뢰도도 올라갈 것이다.

전병선 미션영상부장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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