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7월 27일] 속옷 없는 것도 아시고



찬송 : ‘맘 가난한 사람’ 427장(통 516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출애굽기 22장 25~27절

말씀 : 남에게 돈을 꾸어달라고 하는 사람은 형편이 딱하고 몹시 가난한 사람입니다. 돈을 꾸면서도 마땅히 담보 잡힐 만한 물건이 없는 사람은 더욱 딱합니다. 하는 수 없이 입고 있던 옷이라도 잡히고 돈을 꾸는 수밖에 없지요. 이런 경우 하나님은 담보로 가져온 옷을 해가 지기 전에 돌려주라고 합니다.

이스라엘 땅은 일교차가 심해서 낮에는 덥고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져 춥습니다. 한데서 지내는 사람들은 밤에 이불을 덮고 자야 하는데 이불을 가지고 다니기가 불편하니까 이불 대신 겉옷을 덮고 잡니다. 만약 겉옷이 없으면 밤에 오돌오돌 떨면서 잠을 자게 됩니다. 가난한 사람은 추위에 떨면서 옷을 가져간 사람을 원망하게 되고, 하나님은 그 원망 소리를 듣고 심판을 내립니다.

오늘 말씀은 거기서 한술 더 뜹니다. 27절 말씀이 심상치 않습니다. ‘그것이 유일한 옷이라 그것이 그의 알몸을 가릴 옷인즉.’ 알몸을 가릴 옷이라고 했는데 이 말을 직역하면 살갗을 위한 옷입니다. 이는 살갗에 닿는 옷, 살갗을 가릴 옷이라는 뜻입니다. 겉옷이 살갗에 닿는다면 속옷을 입지 않았다는 말인가요. 그 겉옷이 ‘유일한 옷’이라는 말도 그렇습니다. 속옷은 없고 겉옷만 한 벌뿐이라는 말같이 들립니다. 이 사람은 속옷도 입지 않고 겉옷만 입고 다녔다는 말인데 이 말이 사실인지 과장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자식이 취직해서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 속옷을 사드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을 키워서 어엿한 직장인으로 만들어 놓을 때까지 부모님은 너무나 고생해서 속옷을 제대로 사 입지 못할 정도가 됩니다. 겉옷은 남 보기에 창피하니까 차려입지만 속옷은 다 떨어지도록 입고 다니는 것이지요. 이런 부모의 형편을 자식이 헤아려서 속옷을 사드린다면 부모님이 감격하겠지요.

속옷도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하고 겉옷 한 가지만 달랑 입고 다니는 사람, 그러다가 밤이 되면 그 겉옷을 이불 대신 덮고 자는 사람은 찢어질 정도로 가난한 사람이 분명합니다. 이런 사람의 겉옷을 담보로 잡고 돌려주지 않는 것은 지나치게 몰인정한 행동입니다.

그 사람이 속옷을 입었는지 안 입었는지 우리야 겉으로 봐서 알 도리가 없지만, 하나님은 손바닥 들여다보듯 다 알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나는 자비로운 자’(27절)라고 말씀하십니다. 자비로운 하나님은 우리가 속옷이나 제대로 챙겨 입고 다니는지 세세히 살펴보십니다. 취준생이 호주머니에 돈이 없어 끼니를 김밥 같은 것으로 대충 때우지는 않는지 염려하십니다. 세 들어 사는 사람이 월세 때문에 힘겨워하는 심정을 아십니다. 빚을 갚지 못해 파산신청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의 절망스러운 마음을 알아주십니다. 우리 하나님은 참으로 자상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기도 : 하나님, 없이 살고 쪼들리는 사람들의 심정을 헤아려 주시니 고맙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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