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7월 18일] 져 주시는 하나님



찬송 : ‘이 세상 험하고’ 263장(통 197)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창세기 32장 24~28절


말씀 : 야곱이 얍복강가에서 하나님과 밤새도록 씨름을 했어요. 그럼 씨름해서 누가 이겼나요. 야곱이 이겼어요. 25절에 보면 ‘자기가 야곱을 이기지 못함을 보고’ 그랬지요. 야곱이 이겼다는 말입니다. 결국 하나님이 선언합니다. ‘네가 하나님과 겨루어서 이겼노라.’(28절)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 겁니다. 하나님은 전능하신 분인데 어떻게 사람한테 질 수 있나요. 어른하고 아이하고 달리기하면 누가 이기나요. 어른이 이겨야 하지만 아이가 이기잖아요. 어른이 힘이 없어서 지는 게 아니죠. 아이의 사기를 높여 주려고 일부러 진 거죠. 정확하게 말하면 ‘진 것’이 아니라 ‘져 준 것’입니다. 하나님도 그래요. 우리 인간한테 져 주신 것입니다.

야곱하고 씨름할 때 하나님이 힘이 없어서 야곱한테 졌나요. 마음만 먹었으면 야곱 같은 것, 하나님이 번쩍 들어서 저 얍복강 한가운데에 거꾸로 처박았을 겁니다. 그러면 야곱이 끽소리도 못 하고 물속에서 허우적거렸을 거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봐 줬어요.

야곱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무수한 사람들과 겨루어 왔습니다. 형 에서와 겨루었고, 외삼촌 라반과 겨루었어요. 야곱에게 ‘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무조건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내가 이겨야 하고, 안 되면 때로는 반칙을 써서라도 이기려고 애를 썼어요.

야곱은 하나님하고 겨루어서도 이기려고 했어요. 결국에는 하나님도 이겼습니다. 하나님은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꾸라고 하셨는데 이스라엘의 뜻이 하나님과 겨루었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야곱은 이기려고 안달을 했는데 하나님은 야곱한테 져 주었습니다. ‘지는 것’과 ‘져 주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지는 것은 힘이 없어서 지는 것이고, 져 주는 것은 힘이 있지만, 그냥 봐 주는 것이지요. 하나님은 야곱에게 진 것이 아니라 져 줬어요. 야곱은 얍복강가에서 ‘져 주시는 하나님’을 만났어요.

야곱이 하나님과 씨름하면서 깨달은 것이 이것입니다. ‘때로는 지는 때도 있어야 하겠구나. 이긴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이 아니고 때로는 지고서도 행복할 수도 있구나.’ 철든 것이지요. 평생 살면서도 이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우리의 신앙이 성숙해지면 지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여러분은 누구한테 져 준 적이 있습니까. 이기면 나는 좋고 상대방은 시무룩해집니다. 반대로 내가 지면 나는 시무룩해지고, 상대방은 기분 좋아합니다. 만약 내가 누구한테 져 준다면 상대방은 나 때문에 아주 기분이 좋겠지요. 져 주는 것은 이렇게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져 주시는 것은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져 주시는 하나님, 자비와 긍휼이 많으신 하나님이십니다.

기도 : 하나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늦춰 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