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관련 온라인 콘텐츠 이용률… 5060세대가 2030세대보다 높다





50~60대가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기독교 온라인 콘텐츠를 청년보다 더 많이 활용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0~60대 개신교인 10명 가운데 절반은 신앙생활의 이유로 ‘구원과 영생’을 꼽았으며, 3명 이상은 코로나 이후 자신의 신앙이 약해진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오팔 세대의 신앙생활 탐구’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5060세대의 신앙생활과 의식 조사’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세미나는 목회데이터연구소와 실천신대 21세기교회연구소, 한국교회탐구센터가 공동 개최한 행사였다. 행사명에 담긴 ‘오팔 세대’는 ‘58년 개띠’의 ‘58’을 의미하면서 경제력을 갖춘 신(新) 노년층을 가리키는 단어다.

설문은 지난 10월 20~25일 전국 50~69세 개신교인 7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50~60대 크리스천 가운데 코로나 이후 기독교 온라인 콘텐츠와 접촉한 경험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12.9%밖에 안 됐다. 20~30대 개신교인을 상대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 같은 응답을 했던 비율(27.0%)보다 크게 낮게 나타난 셈이다. 5060세대가 자주 활용하는 콘텐츠(복수 응답)로는 ‘예배 설교’(75.4%), ‘찬양’(46.9%), ‘성경 및 신학 강의’(24.8%) 등이 언급됐다.

정 교수는 “뉴미디어에 젊은 세대가 익숙한 게 사실이지만 설문 결과를 보면 기성세대의 활용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젊은이들은 ‘온라인’을 갑갑해하고 쌍방향 소통을 좋아하는데 이런 경향이 설문에서도 드러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5060세대의 신앙생활 이유를 조사했을 때는 ‘구원과 영생을 위해’라고 답한 비율이 49.9%로 가장 높았다. ‘마음의 평안을 위해’(27.8%)라고 답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 이후 ‘신앙이 약해진 것 같다’고 말한 응답자는 전체의 31.8%나 됐다. 이는 ‘신앙이 깊어진 것 같다’(17.3%)고 답한 비율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였다. 코로나 이후 교회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게 무엇인지 물었을 때는 ‘현장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것’(45.2%), ‘성도 간의 교제를 하지 못하는 것’(29.6%) 등이 꼽혔다.

이번 조사에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뒤 기성세대의 교회 활동 의지를 엿볼 수 있는 항목도 들어갔다. ‘지금보다 교회 현장 예배를 더 많이 참석하겠으나 교회 활동은 자제할 것 같다’(47.9%)거나 ‘현재와 다를 바 없을 것 같다’(25.9%)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73.8%에 달했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 수준이 완화됐어도 기성세대 상당수는 지금 당장 교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가 종식된 뒤 한국교회가 어떤 방향성을 띠어야 하는지 물었을 때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65.7%로 나타나, ‘코로나 이전의 방향으로 회복해야 한다’(31.3%)는 의견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 밖에 기성세대가 출석 교회에 갖는 만족도 조사도 이뤄졌다. 응답자 12.9%는 출석 교회에 불만을 드러냈다. 불만족 이유(복수 응답)로는 ‘교인 간에 사랑이 없는 형식적인 관계’(33.0%), ‘시대의 흐름을 좇아가지 못하는 고리타분함’(31.3%), ‘교회 지도자들의 언행 불일치’(30.5%) 등이 꼽혔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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