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두상달 (25) 기독실업인회 중앙회장 맡아 변화 통한 성장 이뤄내

두상달(왼쪽) 장로가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과 2016년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기독실업인회 신년하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한국기독실업인회(CBMC)는 예수 믿는 사업가와 전문가들의 모임이다. 나는 오랫동안 CBMC 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다. 가끔 지회가 주최하는 VIP전도집회 강사로 선 일이 전부였다.

그러던 중 최태섭 한국유리 회장이 나를 이사로 추천해 주셨고 ‘CBMC 새서울지회’ 창립 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열심히 활동하다 CBMC 중앙회장 제의를 받았다.

어떤 모임이든 자원해서 대표를 맡았던 기억이 없었다. 구레네 시몬처럼 떠밀려 맡았지만 책임을 맡으면 힘을 다해 섬겼다. CBMC 중앙회장도 그렇게 하게 됐다. 물론 아내가 많이 반대했다. 2~3개월 동안 서로 대화도 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우여곡절 끝에 2015년 CBMC 중앙회장이 됐다.

그동안 CBMC는 한국 교회와 더불어 크게 성장했다. 물론 많은 분들의 기도와 헌신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는 조직은 퇴보한다. 소니와 코닥, 노키아와 모토로라, 브리태니커 등의 부침이 그걸 말해준다. CBMC 회장이 되면서 변화를 통한 성장을 바랐다. 하지만 기득권층은 변화에 저항하는 법이다.

가장 먼저 손을 댄 게 ‘CBMC 훈련센터 건립’의 발전적 방향 전환이었다. 제대로 된 타당성 조사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니 훈련센터 건립이 벽에 부딪혔다. 무려 14년 동안 거기에 매달리면서 막대한 금액을 투입했지만 더 이상 추진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회원들의 공감도 적었다. 건축비는 물론 완공 후 유지비조차 준비돼 있지 않았다.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실에 근거해 말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끼리끼리 무리를 지어 저항한다. 쉽지 않았지만 훈련센터는 건축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하신 일이다. 변화를 위해 창조적 파괴의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몇몇 사람에게 상처를 줬을 수도 있었다. 늘 미안한 생각을 한다.

내림세에 있던 CBMC는 점차 반등하기 시작했다. 똑같은 재정이 들어왔지만 3년 연속 흑자를 냈다. 전국대회도 3년 동안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복음적인 일을 지원할 수도 있게 됐다.

나는 수많은 단체를 섬겼지만 회계 장부를 보거나 결재를 하지 않는다. 전결 위임하고 책임까지 전적으로 지도록 조치한다. CBMC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재정위원회에 일부 기금을 전적으로 위임 관리했지만 결과적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나는 재정위원회의 손실을 적절한 투자를 통해 보전했다. 손실을 본 금액을 되찾은 것뿐 아니라 원금의 1.4배까지 불렸다.

여러 기독교 행사를 보면서 생각나는 것은 집회들이 때로 정체성을 잃고 목적이 모호해질 때가 있다는 사실이다. 행사를 위한 행사가 많다는 뜻이다. 이 틀에서 벗어나 행사와 정치를 배제하면 그때야 비로소 복음이 보이는 법이다.

세상은 광속으로 바뀌고 있다. 종전에 해오던 형식이나 틀, 프로그램만 고집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은 물론 유지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이다. 개인도 변해야 발전한다. 변하는 가정에도 행복이 있다. 변하는 단체에는 위기가 사라지고 결국 축복이 깃든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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