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유동부 (1) “암 투병 아들이 먹어도 될 건강한 빵 만들자”

유동부 대표가 지난 6월 18일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의 사업장에서 치아바타 빵 제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춘천=신석현 인턴기자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스물다섯 살부터 제과점, 슈퍼마켓, 책 대여점, 우유 대리점, 2번째 제과점, 식품제조업, 제과점 카페까지 연속으로 7번 사업에 실패하다 보니, 돈 문제만 깔끔하게 해결된다면 영혼이라도 팔고 싶었다.

2014년 3월, 마지막 사업이 무너지던 때 군 생활 8개월째 되던 아들은 흉선암을 선고받고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아내와는 떨어져 살 수밖에 없었고, 오갈 곳이 없었던 나와 아들은 강원도 춘천 한마음교회(김성로 목사)로 갔다. 김성로 목사님은 우릴 따뜻하게 받아주셨고 교회에 들어간 이후로 한 달 반가량을 매일 점심과 저녁을 사 주시면서 힘내라고, 내가 너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고 하셨다. 그리고 김 목사님으로부터 부활 신앙과 재림 신앙을 배우며 내 신앙관을 정립해 나갔고, 난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3개월쯤 지났을 때 춘천교대 안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던 교인이 1.2m짜리 테이블과 냉장고를 내어줄 테니 빵을 만들어서 팔아 보라고 제안했다. 그때 방사선치료 중인 아들은 뭘 먹어도 간지러워했고, 나는 그런 아들이 먹어도 되는 건강한 빵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찾아낸 치아바타 빵은 환자나 몸이 약한 사람이 먹어도 몸에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점점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공중파 방송에 나가게 되면서 전국에서 6개월치의 주문이 들어왔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물량이었다. 그때 교회 부목사님과 청년들이 달라붙어 열흘 만에 춘천 외곽의 산 밑에 작고 아담한 59㎡(약 18평)짜리 공장을 만들었다. 그 외딴곳까지 전국에서 정말 많은 분이 찾아오셨다.

11개월 만에 시내에 있는 신축건물 1층과 2층을 얻어 확장 이전했다. 17명의 직원도 새로 입사했다. 2016년 10월 유동부치아바타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했다. 이후 난 마치 ‘유동부’라는 제3의 인물을 보고 사는 것 같았다. 성경 갈라디아서의 말씀처럼 내 안에 더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나의 사랑하는 예수님만이 사신 것이라는 말씀 그대로다. 지금의 사업체도 부활의 증인들이 모여 서로 사랑하고 믿고 격려하면서 빵을 만들어 팔고 있는 것뿐인데 하나님께서는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유동부치아바타’를 세상에 알려지게 하셨다.

7월 현재 유동부치아바타는 매일 4000개씩 생산한 빵을 전국으로 보낼 때 빠짐없이 예수님의 부활 메시지가 담긴 전도지도 함께 동봉한다. 유동부치아바타의 모든 가족은 초대교회 성도들과 같은 부활의 증인이다. 생명도 물질도 모두 주님의 주권에 속해 있음이 너무나 확실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시작할 나의 고백은 이미 성공한 사람으로서 전하는 메시지가 아니다. 이제 막 신앙관을 정립해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시작점에 서 있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겸손한 마음으로 담담하게 전하는 하나님의 사랑 이야기다.

약력: 전남 보성 출생. 1969년생. 유동부치아바타 대표, 춘천한마음교회 출석.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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