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최우선 목양 대상… 교역자 회의 때 자녀 이야기 꽃피워

미국 MIT 학생이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좋은나무교회에서 수학 강의를 하고 있다. C캠프에 참석한 좋은나무교회 청소년들은 지난 1월부터 원어로 수학 강의를 들었다.




하나님께서 목회자들을 왜 부르셨는가. 목양을 위함이다. 그 목양하는 양 중에는 젖을 먹는 어린 양도 있고, 성장 과정의 양도 있다. 먹이기만 하면 되는 어른 양도 있다.

그러나 많은 목회자가 어른 양을 목양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어른 양들이 잘 세우면 어린 양들은 저절로 자라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어린 양을 잘 키우지 못한다면 그들은 청소년기에 자기의 뜻을 내세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대로 어른이 되면 이사야 53장 6절 말씀처럼 각기 제 길로 간다.

일반적인 목회자의 목양을 지켜보면 대부분 눈앞에 있는 급한 일에 매인다. 그리고 어른 중심의 사역이다. 그러나 목회는 급한 일이 아니라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 어린 시절에 잘 가르쳐놓으면 그들이 어른이 됐을 때 교회의 줄기가 된다. 나머지 무리가 자연스럽게 그들을 따르게 된다.

목회자는 중요한 일부터 해야 한다. 갓난아기 시절부터 교회 안에서 꾸준히 키워갈 수 있도록 모든 세대잇기 사역을 재편해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20년 후면 이 결과를 누릴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과거 20년 전 세대잇기에 집중하지 못했다면 지금은 교회의 세대단절을 겪을 것이다.

따라서 목회자가 우선적으로 목양해야 할 대상은 어린 양이다. 어린 양을 목양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담임목사가 이 사역을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교회 안에서 세대잇기 사역은 부교역자의 몫이라는 생각이 굳어져 있다.

그러나 세대잇기 사역은 교회의 미래이자 생명줄이다. 이 어둠의 시대를 살아가는 자녀에게 신앙을 물려주려면 전 교회가 힘을 집중해야 한다. 담당 교역자와 교육부서 관계자만 뛴다고 될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세대잇기가 가능할까. 성도 수가 많지 않으면 목회자와 목회자의 사모가 직접 현장에서 가르치는 게 좋다. 서울 좋은나무교회에서도 초창기 사모가 모든 교육부서를 담당하며 현재의 세대잇기 사역의 기틀을 세웠다.

만약 담임 목회자의 목회철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교역자가 맡는다면 결국은 자신의 양떼를 만들게 된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목회의 틀은 세워지지 않는다.

좋은나무교회에는 담임목사와 4명의 부교역자가 함께 사역한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열리는 교역자 회의의 대부분은 자녀에 관한 내용을 나눈다. 교회 행사, 장년 성도들의 동향, 행정에는 긴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그런 일은 중직자나 리더에게 맡긴다.

교역자들은 철저히 어린 양을 목양하는 일에 집중한다. 회의 시간 내내 아이의 특징,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기질, 가정이나 사회적 환경, 그리고 신앙생활의 상황까지 하나하나 점검한다. 잘하고 있는 아이는 독려해서 더 잘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는 제 위치로 가도록 에너지를 쏟는다.

어린 양을 목양하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자도다. 리더를 세우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흔히 힘들고 어려운 아이를 세우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파레토의 법칙은 앞선 20%가 나머지를 살린다고 말한다. 그러나 주일학교 현장을 보면 80%의 아이들이 잘 따라오지만 20%가 뒤처지는 묘한 부조화가 있다. 잘 따라오는 80%의 아이 가운데 리더의 자질을 갖춘 20%가 존재한다. 그래서 전체로 보면 16% 정도의 아이들을 리더로 세우는데 집중해야 한다. 이들이 세워지면 나머지 아이들은 저절로 따라온다.

그러므로 좋은나무교회에서 가르치는 내용의 초점은 늘 리더들에게 맞춰져 있다. 더디 따라오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가르치는 수준을 하향시키면 결과적으로 그 사역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 아이들이 좀 버거워해도 늘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리더가 세워지면 전체의 80%는 그들의 공동체와 질서 가운데 저절로 교회가 돼 가고 제자가 돼 간다. 문제는 따라오지 않는 20%인데 그들을 위해서는 목회자가 개인별로 지도해야 한다.

최근 2명의 아이가 C캠프 안으로 들어왔다. 한 아이는 집중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다. 담임목사와 부모의 부단한 기도, 교역자들의 권면 가운데 이제는 C캠프 안에서 성실하게 참여한다. 또 한 아이는 게임, 스마트폰 등 세상 갈망이 강한 아이였다. 개별적으로 지도하고 복싱도 시켜보며 가르침의 끈을 유지했다. 그랬더니 세상의 유혹을 뿌리치고 C캠프에 들어오기로 결단했다.

이 모든 것이 목회자의 소신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 세대잇기 사역을 위해서는 담임목사가 앞장서야 한다. 자녀 한 명 한 명을 자세히 살피고 가르치는 가운데 교회의 권위가 온전하게 흘러간다.

이 사역은 또한 제자를 키우는 사역이기도 하다. 부교역자들은 이 과정에서 진정한 목회자로 세워진다. 그들은 담임목사가 일정 기간 고용한 직원이 아니다. 장래 하나님의 양떼를 목양할 목회자다. 이렇게 제자로 세운 부교역자가 멀지 않은 장래 세대잇기 사역에 또다시 뛰어들 것이다.

이강우 목사(좋은나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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