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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땅 밑에 묻혀있던 조선 육조거리 흔적 대거 발굴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공사를 통해 발견된 조선시대 사헌부 유적 모습. 서울시는 사료를 통해서만 추정됐던 사헌부와 삼군부 등의 건물기초를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지훈 기자


그동안 사료로 추정만 해왔던 삼군부(군사업무 총괄)와 사헌부(관리 감찰) 등 조선시대 주요 관청의 위치와 건물 기초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과 관련한 매장문화재 발굴조사에서 조선시대 육조거리의 흔적이 대거 발굴됐다고 10일 밝혔다. 2013년부터 7년여의 발굴조사를 통해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구인 의정부 터를 확인한 데 이은 성과다.

육조거리는 지금의 광화문광장~세종대로 일대에 있던 조선시대 서울의 핵심대로다. 국가정사를 총괄하던 최고 행정기구 의정부를 비롯해 삼군부(군사업무 총괄), 육조를 위시한 조선의 주요 중앙관청이 집적해 있었다.

서울시는 2019년 1월부터 진행한 광화문광장 문화재 발굴조사를 통해 발굴된 유구를 시민들에게 최초로 공개한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영상)과 오프라인(현장공개) 방식을 병행한다. 시는 현장공개에 참여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광화문광장 유구 보존 방향에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대상지 약 1만100㎡에 대한 총 9단계에 걸친 문화재 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달 말 최종 완료된다. 전체 조사대상지 중 약 40%(4000㎡)에서 조선시대 유구가 나왔다. 15~19세기 조선시대의 관청 터를 비롯해 민가 터와 담장, 우물 터, 수로, 문지(門址·문이 있던 자리)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됐다.

정부청사 앞에서는 조선시대 군사업무를 총괄했던 ‘삼군부’의 외행랑 기초가 발굴됐다. 육조거리를 사이에 두고 의정부와 마주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삼군부’의 위치가 실제 유구로 확인된 것이다.

세종로공원 앞에서는 조선시대 관리 감찰기구였던 ‘사헌부’의 유구로 추정되는 문지, 행랑, 담장, 우물이 발굴됐다. 현대해상 건물 앞에서는 민가로 추정되는 건물지와 우물, 배수로가 조사지역 전반에 걸쳐 발굴됐다. 도자기 조각(자기편), 기와 조각 등 조선시대 유물도 다수 출토됐다.

광화문광장 발굴 유구 현장공개는 21~29일 하루 2회(총 18회)씩 소규모로 열린다. 광화문광장 누리집 사전신청을 통해 회당 12명(총 200명)으로 제한한다. 가족단위 참가자가 많은 주말에는 고고학 체험(모형유물 접합·복원)도 할 수 있다. 영상(온라인)은 5월 말 서울시 등 영상매체를 통해 공개된다.

정상택 서울시 광화문광장추진단장은 “발굴된 문화재의 역사성을 살리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보존·활용방안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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