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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폰 빈자리,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나

서울 종로구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에 지난 6일 보급형 스마트폰 할인 판매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경쟁사에 비해 LG 모델의 할인 폭이 훨씬 크다. 연합뉴스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LG전자의 빈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과거와 달리 자급제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진 건 분명하다. 하지만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하면서 이동통신사와 소비자 모두 삼성전자와 애플 외의 ‘대안’에는 목마른 상황이 됐다. LG전자의 재고 물량이 소진되고 하반기가 되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는 삼성전자와 애플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이통사로선 스마트폰이 하나라도 더 있는 게 가입자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무기를 하나 잃은 셈이다. 또 앞으로는 삼성전자, 애플과 마케팅을 진행할 때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 입장에선 삼성전자와 애플 외에 살 수 있는 스마트폰이 없어서 선택권에 제한을 받게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자급제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외국 휴대전화가 국내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는 이통사의 유통망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판매 물량, 사후관리 문제 등을 이통사와 협의해서 국내에 제품을 출시해야 했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았다.

반면 자급제는 제조사가 오픈마켓 등을 통해 휴대전화만 팔면 되기 때문에 국내 시장 진입이 수월하다. 샤오미가 최근 몇 년 사이 오픈마켓을 통해 꾸준히 한국 스마트폰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것도 자급제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1월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S21 판매량 중 약 20%가 자급제 물량으로 알려졌다. A시리즈 등 보급형 모델도 자급제 판매가 서서히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10% 가량임을 고려하면 샤오미 외에 오포, 비보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두드려 볼 만 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면, 전국에 휴대전화 대리점이 2만여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통사를 통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우려로 중국산 전자제품을 꺼리는 경향도 강해 한국 시장에선 자리 잡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7일 “중국 스마트폰의 ‘가성비’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한국에도 있을 것”이라며 “정확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중국 업체들이 자급제 방식으로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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